[창간27주년]뉴IT, 신시장을 열다-스마트폰·앱스토어·전자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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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마트폰·앱스토어·전자책의 공통점은? 발상의 전환을 통해 새로운 시장을 열고 있다는 점이다. 이동 중 통화 수단에 그쳤던 휴대폰은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멀티미디어 기기로 진화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다양한 부가 시장을 창출하고 있다.

 애플의 앱스토어는 콘텐츠 생산과 유통의 틀을 확 바꿨다. 누구라도 콘텐츠를 만들수 있고, 사람들은 굳이 이통사를 거치지 않고도 자신이 원하는 콘텐츠를 사서 즐길 수 있는 시대가 왔다. 책은 종이로 보는 것이라는 상식을 뛰어 넘고 등장한 전자책은 전용 단말기 출시까지 이어지며 폭발적인 성장이 기대된다. 이 중 일부는 우리가 선도한 것도 있고, 일부는 해외의 성공사례를 타산지석 삼아 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중요한 것은 시장의 승자가 되기 위해서는 세 분야 모두 지금 서둘러 진출할 채비를 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수운기자 pero@etnews.co.kr

 <스마트폰>

 2007년 미국의 시사주간지 타임이 아이폰을 ‘올해의 발명품’으로 선정한 이후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은 급성장하고 있다. 세계적인 경기 불황으로 휴대폰 판매량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스마트폰은 두 자릿수 이상 성장률이 기대된다. 전체 휴대폰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올해 15%에서 내년에는 20%에 달할 전망이다.

 세계적인 스마트폰 호조 속에서 삼성과 LG는 RIM 블랙베리, 노키아 N시리즈, 애플 아이폰이 장악하고 있는 시장에 본격적인 도전장을 내놨다.

 경쟁사들보다 늦은 출발이었지만 삼성의 T옴니아는 국내에서만 10만대, 세계적으로는 250만대 이상을 판매하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삼성과 LG의 가세로 한층 더 경쟁이 치열해진 시장은 단말·플랫폼·서비스에서 변화를 겪고 있다.

 우선 단말은 아이폰 이후 대형 터치스크린과 사용자친화적인 유저 인터페이스(UI)를 추구하는 것이 대세다. 여기에 모바일 인터넷 서비스를 위한 와이파이(Wi-Fi)와 위치정보서비스(LBS)를 실현하기 위한 GPS 탑재도 주요 동향 중 하나다. 단말 제조사 중 단연코 1위는 노키아지만 최근 경쟁사들의 추격으로 시장 점유율이 낮아지는 상황이다. 특히 최초로 구글폰을 제조한 HTC의 약진이 두드러지며 RIM이 주요 시장을 B2B 중심에서 B2C로 확대해 나가는 것도 주목할 만한 변화다.

 플랫폼 역시 노키아가 주도한 심비안의 비중이 47%로 압도적이지만, 윈도모바일, 맥 OSx 등이 급격히 성장하고 있다. 한동안 다양한 플랫폼이 공존하는 가운데 스마트폰 시장이 성숙해질 2015년후에는 3개로 좁혀질 것으로 예상된다.

 스마트폰 시장 확대가 기대되면서 새로운 서비스들도 이 시장에 진입을 추진 중이다. 국내는 네이버·다음 등 대형 포털을 중심으로 모바일 전용 사이트 개설과 모바일 전용 애플리케이션 출시가 이어지고 있다. 단말 제조사들 역시 스마트폰의 주력 시장을 기기에서 콘텐츠로 잡고 애플의 앱스토어와 유사한 콘텐츠 오픈마켓을 속속 열고 있다. 이 외에도 LG-MS, 노키아-스카이프처럼 각각 단말 제조사와 서비스사가 손잡고 특화된 휴대폰을 내놓는 것도 주목할 만한 동향이다.

 

<앱스토어>

 지난해 7월 문을 연 애플의 앱스토어는 6만5000여개의 응용 프로그램(애플리케이션) 등록, 15억 회 이상의 다운로드를 기록하고 있다.

 애드몹은 올 앱스토어의 매출이 240억달러(약 3조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난 8월 한 달간 앱스토어의 매출만도 1억9800만달러(약 25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애플 앱스토어의 의미는 단순히 이 수치로만 설명되지 않는다. 앱스토어는 사람들이 휴대폰 혹은 휴대형 기기를 이용하는 방식을 바꿨다. 또, 소규모 개발자들에게는 새 사업의 기회를 열어줬다.

 이용자들은 앱스토어에서 자신이 원하는 애플리케이션을 다운로드해 사용하는 일에 익숙해졌다. 애드몹에 따르면 아이폰 이용자는 한 달 평균 10.2개, 아이팟 터치 이용자는 18.4개, 안드로이드폰을 쓰는 사람은 평균 9.1개의 애플리케이션을 다운로드한다. 기존의 단말 제조사와 이통사가 제공하던 콘텐츠의 틀을 넘어 새로운 것을 찾는 이용자의 욕구를 반영한다.

 물론 돈을 내는 유료 애플리케이션 다운로드 건수는 각 기기별로 2개 남짓에 불과하지만 평균 애플리케이션 구입 비용이 한 달에 9달러(1만원) 안팎으로 충분한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또, 인스탯은 오는 2014년이면 앱스토어 사용자수가 현재의 4배 수준인 1억명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앱스토어에서 광고 모델을 만들 충분한 여건이 조성되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 같은 앱스토어의 성장은 ‘해비메크’의 변해준씨와 같이 개인 개발자들이 성공하는 사례를 낳으면서 개발자들에겐 블루오션이란 꿈을 갖게 했다.

 앱스토어의 성공에 힘입어 SKT의 ‘T스토어’, SK커뮤니케이션즈의 ‘싸이월드 앱스토어’와 같은 토종 앱스토어들도 속속 문을 열고 있다. 이용자에게 보다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고, 개발자들에게는 기회를 주겠다는 취지는 애플의 그것과 유사하다. 여기에 시상금 제도, 심의료 대행 등 각종 금전적 지원과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으로 개발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을 바라보는 개발자들의 반응은 앱스토어를 볼 때 만큼 뜨겁지는 않다. 앱스토어의 가장 큰 매력인 플랫폼의 개방성과 제공되는 소프트웨어개발키트(SDK)의 우수성에 대해 반신반의하기 때문이다. 모바일의 경우 여전히 이용자에게 불편한 사용 환경과 높은 요금 문제도 풀어야 할 과제다. 이제 첫 발을 내디딘 국산 앱스토어들이 현재 지적되는 문제점을 극복하고 상생의 생태계를 만들어갈지가 지켜볼 만한 변화다.



<전자책>

 시티그룹은 올해 아마존의 전자책 단말기 킨들의 누적 판매량이 100만대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했다. 27만권의 디지털 도서 보유 외에도 무선인터넷 접속을 통한 다양한 콘텐츠 이용을 매력으로 내세운 아마존 킨들은 전자책 시장에 불을 지폈다.

 실제로 세계 전자책 시장 성장세는 가파르다. 경영컨설팅사인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는 2008년 세계 전자책 시장은 18억달러(약 2조2000억원)로 연평균 37.2%씩 성장해 2013년에는 89억달러(약 10조88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킨들의 성공과 전자책 시장의 성장세를 바탕으로 소니 등 다른 기업도 전자책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특히 소니는 구글과 콘텐츠를 제휴하며 약점으로 꼽힌 콘텐츠 확보에 나섰다.

 국내에서도 삼성전자·아이리버 등이 전자책 단말기를 내놓은 데 이어 SKT·KT 같은 이통사들도 전자책 전용 단말기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이어 인터파크 등 콘텐츠 업체도 OEM 방식으로 단말기를 내놓을 예정이어서 전자책 시장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우리나라는 지난 2005년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에서 세계 최초로 유비쿼터스북을 선보이며 전자출판 시장을 선도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 바 있다.

 국내 전자출판산업은 2007년 5110억원에서 2008년 5551억원으로 8%가량 성장했다. 한국 전자책 컨소시엄은 국내 전자책 시장 규모를 오는 2012년에는 2조3800억원까지 커질 것으로 예상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는 전자사전까지 포함된 규모여서 순수 전자책 시장 규모라 보기는 어렵다고 분석한다.

 무엇보다 국내 전자책 시장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콘텐츠 확보라는 주요한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현재 국내에서 가장 많은 콘텐츠를 지닌 곳은 디지털 교보문고로 총 6만여권의 전자책을 보유하고 있다. 이는 아마존이 보유한 콘텐츠 양의 20%에 불과하다. 국내 출판 시장은 세계 5위권 수준이지만 이 중 상당 부분이 교육·유아용 서적에 의존하는 실정이다. 여기에 출판사들이 저작권 침해 등의 이유로 여전히 기존의 종이책을 전자책으로 출판하는 것을 꺼리고 있어 콘텐츠 확보가 어려운 실정이다. 현재 일반 도서가 출간되고 전자책으로 나오기까지 평균적인 기간은 3∼6개월 남짓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전자책이 저작권 부가 사업의 새로운 블루오션이 될 것으로 보고 저작권자와 전자출판 서비스 사업자들의 연결고리를 만들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또, 현재 고비용인 전자책 솔루션 개발 등을 지원해 보다 많은 기업이 이 시장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이수운기자 per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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