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과 통신의 융합을 일으키는 핵심동력은 로봇기반의 통신서비스이다. 휴대폰은 인간의 신체 일부가 됐지만 통신로봇은 인간 그 자체로 간주된다. 접속자가 물리적 실체를 제어하는 로봇통신은 여타 통신매체와 달리 능동적인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다. 우선 로봇의 기동성을 이용해 접속자가 대화상대와 장소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기존의 통신매체는 수신자가 접속을 거부하면 메시지 전달이 불가능하지만 통신로봇은 최소한 물리적 이동반경 안에 있는 수신지와 언제라도 대등한 의사소통이 가능하다. 수신자가 접속을 통제하는 전화, 이메일, 화상채팅에 비해 현장상황을 정확히 판단하고 영향력을 행사하는데 훨씬 유리하다.
교신융합의 가장 큰 장점은 면대면 접촉을 대체할 정도로 커뮤니케이션의 충실도가 높아져 교통수요를 줄여준다는 것이다. 극히 중요한 협상이 아니면 멀리 출장을 가는 대신 로봇단말기로도 상대측의 표정, 몸짓, 사무실 분위기까지 파악할 수 있다. 따라서 고유가시대에 사업상 목적으로 오가는 교통수요와 시간, 비용, 탄소배출량을 줄이고 교통인프라 투자에 드는 막대한 재정부담을 줄이는 효과가 예상된다.
근로자 입장에서 교신융합은 특정한 위치의 사무실, 직장에 매이지 않고도 육체적 근로범위를 지구 전체로 넓힐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한다. 오전은 서울의 사무실에서 근무하고 오후에는 LA와 베이징 지사를 차례로 방문해서 공장관리, 현지직원들의 애로사항을 청취하는 꿈같은 이야기가 현실이 된다. 부산에서 근무하는 미술교사가 수업이 끝난 뒤 일본 도쿄의 미술관에서 한국관광객들에게 미술품을 소개하는 파트타임 잡을 할 수 있다. 이처럼 노동시장에서 지리적 장벽이 차례로 무너짐에 따라 구직활동에서 외국어실력은 더욱 중요해진다. 영어, 일본, 스페인어, 중국어를 할 줄 알면 자신의 노동력을 원하는 국가의 노동시장에 곧바로 연결할 수 있다. 교신융합이 구체화되면서 통신용 로봇단말기의 유지, 임대, 개발을 위한 기술직종도 유망하게 뜰 것으로 예상된다. 세상에는 빛과 그림자가 공존한다. 당신이 직장을 구할 가능성이 전 세계로 넓어진다는 것은 지구 반대편의 누군가가 당신의 일자리를 뺏아갈 가능성이 그만큼 높아진다는 뜻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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