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27주년]뉴IT, 신시장을 열다-비스타가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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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브릭스(BRICs)의 뒤를 이어 신흥 강국으로 꼽히는 비스타(VISTA)가 50년 내에 서방 주요 7개국(G7)을 추월할 것이다.”

 지난 7월 일본 브릭스4국 경제연구원이 비스타로 불리는 베트남·인도네시아·남아프리카공화국·터키·아르헨티나 5개국의 전체 국내총생산(GDP) 규모가 향후 50년간 28배 늘어 G7을 추월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구촌 인구가 대략 65억명에 비스타 5개국의 인구는 5억명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들은 경제 개발에 따른 자원 수요와 함께 잠재적인 생산 유발효과가 지구촌 전체의 15%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이들의 소비 패턴이 의식주 중심의 ‘생계형 소비’에서 삶의 질을 추구하는 ‘가치형 소비’로 변하고 있다.

 문화·미디어의 개방으로 소비 동질화 현상이 나타나면서 하나의 거대한 소비 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다. 글로벌기업들이 비스타를 주목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기회의 땅 ‘베트남’=풍부한 천연자원과 우수한 노동력이 있는 기회의 땅이 바로 베트남이다. 1986년 12월 ‘도이모이(개혁개방)’ 정책 시행 이후 연평균 7.6%의 고성장과 국내총생산 2배, 수출은 3배나 증가했다. 이 때문에 베트남은 중국의 대체 생산기지, 중국 리스크 분산용 ‘차이나+1’ 시스템의 유망 거점으로 평가됐다.

 지난해 베트남은 경제에서 매우 중요한 한 해로 기록됐다. WTO 가입 2년차에 따른 급격한 외국인 투자 확대, 경기 과열에 따른 기록적 인플레이션과 폭증하는 무역수지 적자로 촉발된 경제 위기설을 겪기도 했다.

 하지만 1인당 GDP를 보면 베트남이 1024달러를 기록하며 UN의 최빈국 기준인 960달러를 웃돌며 베트남 정부는 ‘최빈국 탈출’은 물론이고 ‘중소득 국가’에 진입하는 놀라운 경제 성적을 기록했다.

 베트남은 WTO 가입 이후 국제 교역 규모가 큰 폭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2007년 1000억달러를 돌파한 이래 지난해 30%대의 높은 성장세로 1500억달러에 가까운 1433억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수입은 2007년 대비 28.3% 증가한 804억달러, 수출은 29.5% 증가한 629억달러를 기록해 성장에 가속페달을 밟고 있다.

 이에 따라 베트남은 선진 국가의 ODA 지원 확대 추세와 ‘2010년 하노이 정도 1000년 프로젝트’ 등 대형 정부 지출 확대로 사회간접시설 투자가 건설경기를 부양할 것으로 예상된다. IT 분야 역시 급속히 성장해 이동통신 가입자가 2000년 76만명에서 2006년 1300만명으로 17배나 증가했다. 지난해에는 2000만명을 넘어서 폭발적인 증가세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자원의 보고 ‘인도네시아’…흑진주 ‘남아공’=자원의 보고이자 방대한 영토가 인도네시아의 특징이라면 풍부한 지하자원과 산업화로 아프리카 경제를 이끌고 있는 것이 남아공이다.

 세계 4위의 내수 시장을 보유한 유망 시장이라는 점에서 인도네시아를 글로벌기업들이 주목하고 있다. 반면에 남아공은 곳곳에 노다지가 굴러다니는 땅이어서 삼성전자·LG전자·현대자동차·포스코 등 국내 대기업들이 많이 진출해 있는 기회의 대륙이다.

 인도네시아는 1997년 금융 위기에서 벗어나 안정적인 성장궤도에 진입했다. 2008년 국제 금융 불안, 유가 및 원자재 가격 상승과 인플레이션 압력에 따른 금리 인상에도 6.1%의 견고한 성장을 달성했다. 올해에도 4% 내외의 성장을 이룰 것으로 전문가들은 진단하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우리나라가 한발 늦게 진출한 곳이다. 일본은 2007년 12억달러를 지원하며 도요타·혼다 등 1025개 업체가 진출해 있으며 전자·자동차·섬유·화학 부문이 활발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주로 공산품을 수출하고 원유·LNG 등 원자재를 수입하는 상호보완적 경협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남아공은 최근의 경기 호조와 기업들의 설비투자 증가, 2010년 월드컵 개최 준비 등으로 정부에서 대규모 공공 투자를 진행 중이다. 하지만 남아공 경제의 튼튼한 버팀목 역할을 했던 높은 수준의 민간 소비가 점차 줄어들면서 지난해 성장률은 3.6%에 그쳤다.

 남아공 정부는 2006년부터 남아공판 뉴딜정책을 추진하면서 2014년까지 연평균 6%의 성장률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빈곤층과 실업률을 줄이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항만·철도·통신 인프라 등 27개 프로젝트가 수립돼 있으며 관광·바이오 등 핵심산업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한국과의 교역 규모는 2006년 17억9400만달러였던 것이 지난해에는 21억5900만달러로 25%가량 증가했다. 우리나라 수출 품목은 자동차·휴대폰·가전제품· 건설 중장비 등이다.

 ◇제국의 땅 ‘터키’…IT 소비국 ‘아르헨티나’=터키는 지난 2002년 이후 매년 6∼8%의 높은 경제성장률을 보이며 브릭스 이후 주목받는 신흥 시장이다.

 터키를 차세대 최고의 시장으로 꼽는 이유는 유럽과 아시아·중동 등 3개 대륙을 잇는 상업의 요충지라는 점이다. 현재 터키에 진출해 있는 국내기업은 삼성전자와 LG전자·현대자동차·LG화학·효성·현대중공업 등 36개사다. 투자 규모는 지난해 7월 기준으로 2억3330만달러에 이른다.

 터키의 또 다른 경쟁력은 내수 시장이 크다는 것이다. 터키 인구는 7500만명으로 EU 국가 가운데 독일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이는 EU의 새로운 회원국으로 가입한 폴란드·체코 등 10개국 전체 인구 7420만명과 비슷한 수준이다.

 터키 정부는 올해 들어 내수 소비 진작을 위한 자동차·가전제품·가구류 등에 부가가치세 인하와 같은 감세정책과 생산기업 지원을 위한 정책을 펼치고 있다.

 금·은·동 등 광물 및 천연가스, 석유에너지 자원이 풍부한 곳이 아르헨티나다. 한반도의 약 13배에 이르는 광활한 영토를 보유하고 있으며 전 국토의 75%가 미 탐사지역이다. 반면에 제조업 기반이 취약해 가전제품 등 공산품은 주로 수입에 의존한다. 이에 따라 자동차·IT제품의 소비가 급격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우일렉은 TV·VCR 등 제품을 현지 생산하고 있으며 삼성·LG전자도 현지법인 직원 수를 더욱 늘리고 있다.

 2007년 8월에는 중국으로부터 수입액이 총수입금액의 10%를 초과하자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산 제품에 최저 수입가격 제도를 강화했다. 또 내외국인의 투자 확대를 유도하기 위해 SW·BT·에너지 등 분야에 투자 성과급 제도를 확대하고 있다.

 하지만 유의할 점도 있다. 아르헨티나는 거래 때마다 3%의 영업세를 부과하며 금융 거래 시에는 0.6%의 거래세를 징수한다. 수입 때는 관세·통계세를 0.5%, 부가세 21%, 추가부과세 10%, 소득세 3%를 선납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따라서 아르헨티나기업과 거래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시간과 검토를 거쳐 수익성을 따져봐야 한다.

 김동석기자 ds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