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제품 관세 면제 아냐”
혼선 진화…품목별 관세율 예고
中, 희토류 수출 규제 등 강경대응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반도체에 대한 품목별 관세를 조만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한국 시간으로는 이번 주가 될 전망이다. 최근 미국 관세 당국이 반도체를 비롯한 전자제품의 상호관세 부과 면제를 발표한 후 혼선이 빚어지자 직접 상황 정리에 나선 것이다. 상호관세 90일 면제로 잠시 안도한 반도체 등 관련 업계는 곧 확정될 품목별 관세율에 촉각을 곤두세우게 됐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에서 워싱턴으로 돌아오는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에서 반도체 관세와 관련해 “머지않은 미래에 시행될 것”이라면서 “(관세율은) 다음 주중에 발표하겠다”고 답했다. 또 “일부 기업에 유연성이 있겠지만 확실하진 않다”면서도 아이폰을 두고는 “일부 유연성은 있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현지시각으로 일요일 밤에 나온 것이다. 반도체 관세 발표는 한국시간으로 이번 주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앞서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에 “지난 금요일(4월 11일)에 발표한 것은 관세 예외가 아니다”며 “이들 제품은 기존 20% 펜타닐 관세를 적용받고 있으며 단지 다른 관세 범주로 옮기는 것”이라고 밝혔다.
자신이 대통령 행정명령을 통해 명시하고 관세국경보호청(CBP)이 발표한 상호관세 제외 품목에 반도체 등이 포함된 것은 맞지만, 앞으로 별도 행정명령을 통해 부과한 관세를 적용받아야 한다는 것을 설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CBP는 스마트폰, 노트북, 메모리칩, 반도체 장비 등 20개 품목을 상호관세 부과 대상에서 제외한다고 밝혔었다. 이와 관련해 20개 품목이 아예 관세 부과 품목에서 제외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따르자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진화에 나섰다.
미국의 관세정책이 사실상 '오락가락'하면서 업계 혼란이 가중되는 가운데 조만간 나올 품목별 관세율에 관심이 집중된다. 자동차처럼 25%에 달하는 고율 관세가 부과될 수 있다는 관측부터 반도체는 관세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 등이 엇갈린다. 이와 관련해 현재 트럼프 행정부는 무역확장법 232조를 근거로 반도체를 비롯한 관련 제품 조사를 진행 중이다.
한편 미국발 관세전쟁의 핵심 타깃인 중국은 강경한 대결을 계속하겠다는 의지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이날 동남아 3국 순방을 앞두고 베트남 매체에 실린 기고문에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겨냥해 “무역전쟁과 관세전쟁에는 승자가 없고, 보호주의에는 출구가 없다”고 밝혔다. 또 “다자간 무역체제를 확고하게 유지하고, 글로벌 산업 및 공급망 안정을 유지하며, 개방적이고 협력적인 국제 환경을 유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중국은 맞불 관세와 희토류 수출 규제 등의 즉각적인 맞대응 조치를 통해 미국 정책의 혼선을 야기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최호 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