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로 다른 반도체를 결합하는 첨단 패키징 '칩렛' 기술과 차세대 신호 입출력(I/O) 기술인 '광 반도체' 가 만났다. 인공지능(AI) 반도체 성능을 대폭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받는 두 기술의 융합으로, 시장 파급력이 주목된다.
업계에 따르면, 미국 스타트업 아야르랩스(Ayar Labs)는 최근 UCIe를 지원하는 광 반도체 I/O 솔루션을 개발했다. 광 반도체는 전기 신호를 빛으로 전환해 데이터를 전송하는 기술로, 실리콘 포토닉스라고 불린다. 아야르랩스는 광 반도체 기술력을 인정받아 엔비디아·인텔·AMD 등으로부터 투자를 받은 회사다.
지금까지 반도체는 전기로 신호를 주고 받았지만, 이를 빛으로 대체하면 데이터 전송 속도를 대폭 높일 수 있다. 아야르랩스는 이번 솔루션으로 현재 AI 반도체 칩의 수십~수백 Gbps 수준 I/O 대역폭을 8Tbps까지 끌어 올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UCIe를 지원한 것이 특징이다. 광 반도체 업계 최초다. UCIe는 삼성전자·TSMC·인텔·퀄컴·마이크로소프트(MS)·구글 등 주도로 2022년 제정된 칩렛 표준이다. 서로 다른 반도체를 연결해 성능을 높이는 칩렛을, 업계가 협력해 호환성을 확보하자는 취지로 마련됐다. 같은 표준으로 칩렛을 개발해 시장 확산 속도를 높이려는 시도다.
아야르랩스 솔루션은 광 반도체 기술을 칩렛 시장까지 확대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다수 반도체 설계 및 공정 분야에서 UCIe를 적용해 첨단 반도체를 만들고 있는데, 여기에 광 반도체 기술까지 빠르게 적용될 것으로 관측된다.
현재 UCIe를 활용해 반도체 칩을 제조하는 곳은 삼성전자·TSMC·인텔로, 동시에 광 반도체 기술을 준비 중이다. TSMC가 이미 공급망 구축을 시작해 가장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르면 올해 하반기 양산 가동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2027년 광 반도체 양산을 목표로 잡았다. 인텔 역시 관련 연구개발(R&D)을 이어가고 있다.
데벤드라 다스 샤르마 UCIe 연합 의장은 “아야르랩의 UCIe 기반 광 반도체 솔루션은 더 높은 대역폭과 전력 효율성을 개선하려는 반도체 업계 수요를 충족시키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마크 웨이드 아야르랩스 대표는 “광 반도체 기술의 경계를 넓혀가며 아야르랩스 솔루션이 대규모로 공급 될 수 있도록 공급망·제조·테스트 및 검증 프로세스도 통합하고 있다”고 말했다.
권동준 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