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가 차세대 배터리 개발을 가속화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전고체 배터리를 2030년 이전에 선보일 예정이고, 삼성SDI는 셀투팩 기술을 적용한 각형 배터리를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손권남 LG에너지솔루션 담당은 10일 서울 서초구 엘타워에서 SNE리서치 주최로 열린 '8회 차세대 배터리 콘퍼런스(NGBS 2025)'에서 “전고체를 포함한 차세대 배터리를 개발, 완성도 있는 제품을 2030년 이전에 출시하려는 계획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전고체 배터리는 기존 액체 전해질을 고체로 대체, 안전성을 높이고 에너지 밀도를 개선한 차세대 제품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 목표 시기를 2030년으로 제시한 바 있다.
손 담당은 “고체 전해질 이온 전도도를 액체 전해질 수준으로 높이는 게 개발 과제”라며 “새롭게 개발한 아지로다이트(argyrodite) 타입 황화물계 고체 전해질이 높은 이온 전도도를 갖고 있는 걸 내부적으로 확인해 소재는 양산을 위한 공정 개발 단계로 넘어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고체 배터리 폼팩터에 대해서는 “원통형은 고체 소재를 젤리롤(양극·음극·분리막을 둥글게 말아놓은 소재 조합물)로 말기 어렵다”며 “파우치형이 높은 가압을 유지하는 데 적합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손 담당은 바이폴라·리튬메탈·리튬황 배터리 등도 개발하고 있다고 전했다. 바이폴라는 셀 안에 여러 개의 전극을 적층해 고전압을 구현한 배터리이며 리튬메탈과 리튬황은 리튬 금속을 활용해 기존 대비 무게를 낮출 수 있는 제품이다.

삼성SDI는 시장 주류를 형성한 각형 배터리의 기술력을 고도화하겠다고 밝혔다.
곽현영 삼성SDI 상무는 이날 발표에서 “2019년에는 파우치형과 각형 배터리 점유율이 각각 46%와 19%였는데, 지난해에는 파우치형 29%·각형 51%로 바뀌었다”며 “안전성 측면에서 강점이 있는 각형 배터리 수요가 늘고 있고, 주요 완성차 업체들도 각형으로 전환하려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곽 상무는 차세대 각형 배터리 기술로 모듈을 제거하고 팩에 셀을 직접 조립하는 셀투팩 공정을 개발 중이라고 소개했다. 기존 배터리보다 무게를 줄이고 더 많은 셀을 탑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곽 상무는 “셀투팩은 공간 낭비를 줄일 수 있어 에너지 효율을 60% 이상 높이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며 “부품 수를 줄여 무게는 15% 낮추고, 비용도 20% 절감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삼성SDI는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배터리 시장 규모가 지난해 360기가와트시(GWh)에서 올해 460GWh, 2035년에는 2330GWh로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2035년에는 중저가 배터리 비중이 69%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현재 프리미엄 제품 중심에서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겠다고 부연했다.
이호길 기자 eagle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