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인 끝, 본격 수주 확대" 대규모 베트남 공장 가동한 시노펙스

#베트남 박닌성 동토공단에 위치한 시노펙스비나 2공장. 건물 내부로 들어서자 끝이 잘 보이지 않을 정도로 긴 복도가 눈에 들어왔다. 복도를 중심으로 좌우 양쪽에는 자재입고서부터 타발, 도금, 검사, 포장까지 연성인쇄회로기판(FPCB) 제조에 필요한 공정별 설비가 배치돼 있었다. 마치 일렬로 연결된 것처럼 한개 층에 모든 장비가 설치돼 제조 과정 중 부품을 건물 밖으로 빼거나 이송할 일이 없었다. 최명훈 시노펙스비나 법인장은 “불량 가능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제품의 외기 노출을 원천 차단했다”며 “승인 과정에서 고객사가 가장 만족했던 부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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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노펙스비나 2공장(제공: 시노펙스)

시노펙스 베트남 2공장이 본격 가동에 들어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베트남 내 최대 FPCB 생산 업체로, 또 FPCB 업계 선두권으로 도약하기 위한 시동을 걸었기 때문이다.

시노펙스 베트남 2공장은 부지면적 3만8347㎡(1만1600평), 건축면적 2만8760㎡(8700평)다. 생산능력은 양면 FPCB 기준 월 5만㎡다. 이는 기존 생산능력 5배에 달하는 규모다.

당초 공장은 FPCB 업체 플렉스컴이 보유하던 곳이었다. 경영사정이 어려워져 문을 닫은 플렉스컴 공장을 시노펙스가 작년 8월 250억원에 인수했다. 복잡한 베트남 사정 때문에 모두가 불가능할 것이라고 했지만 시노펙스는 거래를 성사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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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노펙스 베트남 직원이 FPCB를 살펴보고 있는 모습(제공: 시노펙스)

시노펙스는 안산에 FPCB 공장이, 또 베트남에는 부품을 실장하는 SMT 공장이 있었다. 하지만 핵심 고객사인 삼성전자와 거래 확대와 자동차 시장 신규 진입 등 FPCB 사업을 대규모 성장시키기 위해 승부수를 던졌다. 삼성전자의 최대 스마트폰 생산기지가 베트남에 있고, 삼성 외에도 세계적 제조사 공장이 몰려 있기 때문이다.

시노펙스는 지난해 10월 인수 절차를 마무리한 이후부터 본격 개보수를 실시했다. 연말부터 한 달여 동안 시험 가동에서 우수한 양품 생산율을 확인했다. 이에 올 2월부터 공장 승인 작업을 진행해 마침내 지난 4월 11일 삼성전자로부터 FPCB 1차 벤더 공급 자격을 따냈다.

시노펙스 관계자는 “고객사 현장 실사 결과 베트남 내에서 유일하게 FPCB의 전 공정이 내재화돼 있고, 최다 레이저설비 보유한 점, 또 자체 필터 기술로 석회질이 많은 베트남 물을 정수해서 문제없이 양산한 점 등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전했다.

효과는 곧바로 나타났다. 4월 첫 수주와 함께 양산을 시작한 데 이어 승인 받고 있는 제품이 15개로 늘었다. 승인은 발주 직전에 있다는 뜻이다. 최종 승인이 완료되면 정식 주문이 이어진다. 시노펙스는 삼성전자 외 다른 FPCB 업체나 제조사로부터도 주문을 받아 공장 가동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명훈 시노펙스비나 법인장은 “현재 고객사 물량만으로도 전체 생산능력의 50~60%가 찰 것”이라며 “이른 시간 내에 풀가동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시노펙스는 베트남 공장을 발판 삼아 회사를 FPCB 업계 선두권으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베트남 공장이 시노펙스 전진기지인 셈이다. 회사는 제 2공장 가동으로 지난해 1800억원이었던 매출이 올해는 50% 이상 향상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 영업이익률은 두 자릿수 달성을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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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노펙스 베트남 FPCB 공정 모습

박닌성(베트남)=윤건일 전자/부품 전문기자 ben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