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 다 내줄 판' 韓 부품, 갤럭시S25서 줄줄이 밀렸다

출시를 앞둔 삼성전자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S25' 시리즈에 해외 기업 부품들이 대거 채택된 것으로 파악됐다. 스마트폰의 두뇌에 해당하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뿐만 아니라 메모리, 주기판, 카메라까지 전통적으로 한국 기업이 강세를 보인 부품까지 외산에 밀린 것으로 나타나 국내 산업 경쟁력 저하가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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퀄컴 '스냅드래곤 X 엘리트'

12일 업계에 따르면 갤럭시S25 시리즈에는 퀄컴 AP인 '스냅드래곤8 엘리트'가 전량 탑재된다. 갤럭시S 전 모델에 퀄컴 AP를 채택된 건 갤럭시S23 이후 2년 만이다.

전작인 갤럭시S24에서는 퀄컴과 삼성 AP가 혼용됐다. 구체적으로 S24 울트라 모델에 퀄컴 AP가, 일반과 플러스 모델에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부가 만든 엑시노스 2400이 탑재됐다.

갤럭시S25에서도 퀄컴과 엑시노스 병행이 목표였다. 하지만 S25용으로 준비한 엑시노스 2500이 수율 문제를 겪으면서 퀄컴이 독점했다. 엑시노스는 삼성전자 시스템LSI 사업부가 설계하고 파운드리 사업부가 생산한다.

이 여파는 주기판으로 번졌다. 엑시노스가 탈락하고 퀄컴이 독식하면서 신경계 역할을 하는 주기판도 국내 협력사들이 뒤로 밀렸다. S25 시리즈에 들어가는 고밀도다층기판(HDI)을 중국 패스트프린트가 우선 공급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업계에 따르면 패스트프린트는 초도물량을 전량 소화한다. S25 생산량인 전체 3000만대 가량 가운데 1000만대를 독식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삼성전자는 보통 주기판을 복수 협력사를 통해 조달하는데, 이번에는 퀄컴 AP 채택이 늦게 결정되면서 엑시노스2500부터 준비해온 코리아써키트, 디에이피 등 국내 업체들의 승인이 늦어졌다. 국내 업체들은 승인을 받았지만 이미 초도물량 공급사가 결정된 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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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메인기판(HDI).

한국이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인 모바일 D램에서도 외산 비중이 높아진다. 갤럭시S25용 모바일 D램 초도 물량을 삼성전자가 아닌 마이크론이 대부분 공급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S25에는 LPDDR5X 메모리가 탑재된다. 전작인 S24와 규격은 같지만 전력효율·성능·면적(PPA) 개선을 위해 제조 공정을 기존 13나노미터(㎚)에서 12㎚에서 변경됐다. 이 과정에서 발열 이슈가 발생하면서 초도물량 주력 공급사가 삼성전자에서 마이크론으로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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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LPDDR5X

삼성전자 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복수의 공급 업체를 통해 부품을 조달한다. 생산에 차질이 생기지 않도록 공급망을 안정화하고 경쟁을 통한 부품 가격 인하를 위해서다.

문제는 한국 부품이 가격만이 아닌 기술력에서도 뒤처지는 사례를 보이고 있다는 데 있다. 특히 범용 부품을 넘어 첨단 부품에서 이같은 경우가 나타나 우려된다. AP와 같은 시스템 반도체는 글로벌 선도 기업의 벽을 넘지 못하고, 세계 1위를 자랑한 메모리에서도 기술적인 문제를 노출하며 먹거리를 뺏기고 있다.

삼성전자는 LPDDR5X 공정 문제를 수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초도는 늦었으나 공급량을 늘려 전체 물량에서 역전을 노리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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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S25 시리즈 주요 부품 및 최우선 공급사. - (자료는 업계 취합)

김영호 기자 lloydmind@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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