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과학자]전영무 고성능시나리오연구팀장 "플라즈마 운전 시간과 질 두마리 토끼 잡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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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무 국가핵융합연구소 고성능시나리오연구팀장.

“한국형 초전도핵융합연구장치 'KSTAR'는 세계에서 가장 긴 플라즈마 운전 시간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올해에는 시간뿐만 아니라 '운전의 질'에도 치중해 다시 한 번 세계를 놀라게 하겠습니다.”

전영무 국가핵융합연구소 KSTAR 연구센터 고성능시나리오연구팀장은 '한국의 인공태양'으로 불리는 KSTAR 플라즈마 운전 실험을 통합 관리한다. 플라즈마 발생, 안정화, 실험단위(샷) 등 실험을 위한 과정을 맡고 있다. 실험을 안정적으로 운영되게 하는 일종의 '오퍼레이터'다. 플라즈마 경계면 불안정 현상(ELM)을 제어하는 핵심 기술을 개발했고 이후 다방면의 각 과정을 섭렵해 오퍼레이터가 됐다.

오퍼레이터는 플라즈마 운전실험에 관한 여러 요소를 꿰고 있는 핵심 인력이다. 올해 실험이 물리실험단계로 돌입하면서 해야 할 일이 더 많아졌다.

“플라즈마 운전은 가열장치, 대전력 전원장치, 장치보호시스템 등 갖가지 장비와 상황이 모여 이뤄집니다. 이들을 종합 관리하면서 실험을 제대로 진행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제 역할입니다.”

전 팀장은 올해 큰 중압감을 느낀다고 했다. 과거 성공을 넘어 새로운 도전에 나선 때문이다. 시간과, 운전의 질을 동시에 잡는 연구 실험이 목표다. 운전 시간만 늘려서는 기술 실용성을 담보할 수 없다. KSTAR는 지난해 고성능 플라즈마 운전인 H-모드(기존 대비 두 배 이상 성능을 보이는 가동모드)을 70초 지속하는데 성공했다. 2015년 55초에서 크게 발전해 세계 최초로 '분 단위' 성과를 낸 것이다. 올해에는 그동안의 장시간 운전 성과를 발판으로 플라즈마 가동 성능을 극대화하는 차세대 운전 모드 개발에 역점을 둔다.

“9년 전 0.1~0.2초가량 플라즈마를 유지시키는 수준이었으나 지금은 세계 모두가 놀랄 만한 시간 확대를 이뤘습니다. 이제 우리가 가야할 길은 플라즈마 운전 질을 높여 세계 최초로 실제 사용가능한 기술을 만드는 것입니다.”

플라즈마 운전의 질을 높이는 방편은 여러 가지가 될 수 있다. 지난해 가능성을 보인 '내부수송장벽(ITB) 운전모드'를 비롯한 새로운 요소들을 활용한다. 전 팀장은 최적의 시나리오를 도출해 성능을 지금보다 더 높인 '어드밴스드 오퍼레이션 모드' 개발에 기여할 계획이다. 그동안 인류가 도달하지 못한 미지의 영역을 앞장서 탐험하는 셈이다.

전 팀장은 세계를 선도하는 이런 과정이 더없이 보람차다고 설명했다. 과거에 서울대 원자핵공학과에서 수학한 이후 줄곧 꿈꿔 왔던 일이다. KSTAR에서 비롯한 핵융합 발전 기술이 세계 에너지 부족 사태를 해소할 미래를 상상하면 가슴이 벅차오른다.

그는 “진행하고 있는 실험을 마무리하면 매년 그랬던 것처럼 다시 한 번 세상을 놀라게 할 성과를 선보이게 될 것”이라면서 “KSTAR가 우리나라 국민의 자긍심을 높이는 과학기술 상징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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