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전지 제조기업인 코캄이 다우케미컬과 계약에 힘입어 올해 최대 매출을 기록할 전망이다.
황인범 코캄 사장은 25일 “사업 호조에 힘입어 최소 1300억원 매출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1300억원은 지난해보다 55% 증가한 금액이다.
코캄은 최근 몇 년 사이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2008년 318억원이던 매출이 2년 만인 지난해 839억원으로 뛰었고,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47억원에서 222억원으로 급등했다.
이는 20여년동안 독자적인 2차전지 제조 기술을 쌓아온 결과로 미국 최대 화학회사인 다우케미컬과 체결한 계약 영향이 컸다.
매출 56조원에 달하는 거대 화학기업인 다우케미컬은 자동차 배터리 시장 진출을 위해 지난 2009년 11월 코캄에 로열티를 주고 기술을 사갔다. 합작회사가 아닌데도 코캄의 기술 가치를 높게 평가해 현지에 ‘다우코캄’이라는 이름의 업체를 설립했다. 다우코캄은 지난해 6월부터 미국 미시간주 미들랜드에 600MWh 규모 배터리 공장을 짓고 있는데, 코캄이 이 곳에 기술이전 뿐 아니라 관련 장비를 독점 공급하면서 실적이 크게 개선되고 있다. 황인범 사장은 “올해 전체 매출 중 약 900억원이 설비 매출”이라고 전했다.
설비 공급은 내년 초까지 마무리될 예정이지만 미국 다우코캄 배터리 공장이 가동될 경우 추가 로열티를 받게 되고 증설도 계획돼 있어 긍정적이다.
또 최근에는 미국 아메리칸일렉트로닉파워(AEP)가 추진 중인 차세대 전력망 실증 사업에 에너지저장장치(ESS)를 공급키로 하면서 탄력을 받고 있다. ESS는 전력을 비축한 뒤 가정에 공급하는 장치로, 대용량 배터리가 사용된다.
황 사장은 “아메리칸일렉트로닉파워는 3년간 실증 테스트를 마친 뒤 이를 미국 내 주요지역으로 확대할 계획이어서 큰 기대를 하고 있다”라며 “자동차 시장은 미국 다우케미컬과 협력해 공략할 준비를 마쳤으며 ESS는 주력사업으로 육성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리튬폴리머 전지를 생산하고 있는 코캄은 개조차를 중심으로 시장을 확대하며 일찍 유럽 자동차 업계에서 이름을 알렸다. 자동차를 포함, 오토바이·소형 선박·자전거 등 운송수단 쪽 매출 비중이 전체 배터리 중 50%를 차지하며 군사용과 산업용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코캄은 삼성SDI와 LG화학 중심의 국내 2차전지 업계에서 글로벌 기술력을 갖춘 중견회사다.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