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 소재 업체, 사파이어 잉곳 양산 차일피일 미뤄

 발광다이오드(LED) 산업 성장성을 보고 사파이어 잉곳 사업에 신규 진출한 일부 기업들이 사업화에 난항을 겪고 있다. 고부가가치로 여겨 핵심소재 사업에 야심차게 뛰어 들었지만 기술적 어려움과 시황 악화로 양산이 계획대로 이뤄지지 않거나 지연되고 있다.

 OCI는 올 1월 전북 완주에 사파이어 잉곳 생산 공장을 준공하며 9월 말 양산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10월이 다 된 현재까지 감감무소식이다. 지연 이유도, 향후 일정도 내놓지 못한 채 “연내 가동은 가능하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이 회사는 올 초 공장이 가동되면 연간 400만㎜ 규모 사파이어 잉곳을 양산, 세계 생산량 11% 정도를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LG실트론도 투자는 이루어졌지만 양산은 하지 않고 있다. 회사는 작년 하반기들어 20여대 장비를 들여 놓았지만 1년이 다 된 현재 가동은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업계에선 경쟁력 있는 중견기업조차 잉곳 양산에 차질을 빚는 건 기술 장벽과 시황 부진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기술 수준이 높다보니 동일 장비를 써도 양산을 못하고, 수율과 가격 경쟁력 역시 끌어 올리는 것이 쉽지 않아 고전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 잉곳 업체 관계자는 “우리와 똑같은 장비를 사용하면서도 1년 넘게 잉곳을 생산하지 못한 곳이 있다”고 전했다. 여기에 LED 시장 상황이 나빠진 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단 지적이다. LG실트론 관계자는 “생산은 가능하지만 상황이 좋지 않기 때문에 양산을 안 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국내 업계 선발주자로 꼽히는 사파이어테크놀로지와 아즈텍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사업을 펼치고 있다. 사파이어테크놀로지는 하반기 시장점유율 확대를 꾀하고 있으며 아즈텍은 설비 증설을 추진하고 있다.

 용어설명 사파이어 잉곳=LED칩을 만드는 기초 소재다. 고순도 알루미나를 녹여 덩어리(잉곳)를 만들고 이를 얇게 자른 웨이퍼 위에 LED칩을 만든다.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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