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반도체 컨테이너 하나와 시스템 반도체 007가방 하나가 동일한 부가가치를 지닌다.”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은 31일 부임 후 첫 외부 공식행사로 시스템 반도체 업계를 찾아 이같이 표현했다. 그는 이날 시스템 반도체 업체 티엘아이를 방문한 데 이어 반도체 업계와의 간담회에서 시스템 반도체 육성에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반도체는 2010년 기준 국내 제일의 수출산업이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는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해왔다.
최 장관은 티엘아이를 방문한 자리에서 “그간 우리가 주력해온 메모리 반도체는 전체 반도체 시장의 4분의 1가량에 불과하다”며 “우리나라가 그간 메모리 반도체 강국이었지 진정한 반도체 강국은 아니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올해 세계 반도체 시장은 작년 대비 3.2% 증가한 3138억달러 규모로 이 가운데 메모리 반도체는 664억달러인 21%에 그칠 전망이다.
최 장관은 “우리나라가 진정한 반도체 강국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시스템 반도체 산업을 육성해야 한다”며 “정부도 업계 요구를 적극 수렴해 오는 6월까지 ‘주력산업 고도화를 위한 시스템 반도체와 소프트웨어 동반 육성전략’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신임 장관이 방문한 티엘아이는 LCD 패널의 신호를 컨트롤하는 LCD 구동 드라이버, 3D 타이밍 컨트롤러 전문업체다. 최 장관은 티엘아이 자회사가 개발한 2차원(D), 3차원 변환 칩을 이용해 3D 화면을 직접 감상했다. 연구개발 담당 직원들의 처우에 대한 담화도 나눴다.
서울 르네상스호텔에서 이어진 업계 간담회에서는 전문인력 확보와 전문성 있는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 요구가 많았다. 업계 대표들은 “창의적 설계인력이 부족하고 연구개발 비용 과다 등 시스템 반도체 산업이 당면한 과제가 많다”며 “범정부적인 특단의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최 장관은 이에 대해 “앞으로도 산업계와의 소통할 수 있는 자리를 계속 확대하겠다”며 “핵심기술의 전략적 개발, 창의적 칩 설계 인력 양성,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등을 추진해 시스템 반도체 성장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는 권오현 삼성전자 사장, 권오철 하이닉스 사장, 이성민 엠텍비젼 사장 등 업계와 김흥남 전자통신연구원장, 최평락 전자부품연구원장 등이 참석했다.
이경민·오은지기자 km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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