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째 적자를 벗어나지 못했던 카카오스타일이 지난해 사상 첫 연간 흑자를 기록할 전망이다. 고객 타깃층을 확실히 정하고 인공지능(AI)을 활용한 고객 맞춤형 마케팅으로 승부를 건 결과다. 2023년부터 진행한 비용효율화 작업에 더해 지난 해 굵직한 행사에서 거둔 성과가 큰 역할을 했다.
15일 카카오스타일에 따르면 지난 해 상반기 첫 반기 흑자를 낸 데 이어 하반기에는 패션플랫폼 지그재그·포스티의 매출 급성장으로 연간 흑자 전환이 유력해졌다.
4050 패션플랫폼 포스티는 지난해 연간 거래액 1000억원을 돌파했다. 접속 유저 수는 전년 동기 대비 52% 증가하고, 누적 회원 수는 100만명을 넘어섰다. 라이브 방송 등 4050 세대를 위한 콘텐츠를 확대한 영향이다.
지그재그는 블랙프라이데이·뷰티 페스타 등 굵직한 행사에서 성과를 보이며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지그재그 거래액은 전년 대비 두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다. 또한 지난해 말 블랙프라이데이에서 지그재그는 거래액 1400억원을 돌파했다. 지난해 10월 진행한 뷰티 페스타에서도 최대 실적을 낸 덕에 10월 한달간 뷰티 거래액이 전년 동기 대비 127% 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지그재그가 육성하고 있는 신진 브랜드들의 성장도 두드러지고 있다. 지그재그 디자이너 브랜드 육성 프로그램 '화요쇼룸' 기획전을 지난해 6월부터 12월까지 20번 진행했다. 참여 브랜드들의 거래액은 기획전 직전 주 대비 평균 약 560% 증가했다.
카카오스타일 관계자는 “불경기에도 주요 고객층을 타깃으로 한 마케팅이 성과를 보이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며 “그 배경에는 고물가에 합리적인 가격에 상품을 제안하고, AI를 활용한 개인화 맞춤 상품을 추천하는 기술이 있다”고 설명했다.
지그재그·포스티 두 플랫폼 모두 성장세를 보이면서 카카오스타일의 연간 흑자전환에 청신호가 커졌다. 카카오스타일이 연간 흑자를 기록한다면 카카오에 인수된 이후 처음이다. 지난 2021년 지그재그 운영사인 크로키닷컴이 카카오에 인수된 이후 회사명을 카카오스타일로 바꿨다. 수익성 개선 노력으로 지난 2023년 적자 폭을 전년 대비 62% 개선하고 지난해 상반기에는 소폭의 흑자를 기록했다.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에 기반한 마케팅 비용 효율화를 통해 지속 가능한 재무 구조를 정립한 것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AI 기반 개인화 추천 서비스의 효과가 컸다. 지난해 말 블랙 프라이데이 프로모션에서도 AI 기술을 적용해 인기를 얻었다.
이에 따라 AI 관련 투자도 지속하고 있다. 지난해 9월 말에는 생성형 AI를 활용해 고객 맞춤형 기획전을 만드는 기술을 개발했다. 카카오스타일의 기술 인력은 60% 이상이다. 카카오스타일은 우수한 인재를 끌어들이기 위한 스톡옵션도 발행하고 있다. 지난해 임직원 스톡옵션 부여를 위해 총 5억7000만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카카오스타일 관계자는 “올해도 거래액·매출 등 높은 목표치를 잡은 상황이고, AI 고도화 지속 이어가며 구매전환율, 거래액 성장 크게 만들어 가는 것이 목표”라며 “지그재그는 1030 여성을, 포스티는 4050 이상 중장년층을 집중 공략하며, 전연령대를 아우르는 플랫폼 기업으로 시장을 선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강성전 기자 castlek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