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中 제품 공세 평가절하 보단 혁신기회로

새해가 시작되자 마자 중국산 스마트폰·가전·자동차 제품의 한국시장 공략이 거세다. 가히 파생공세라 할 만하다. 우리나라 내수시장 공세를 본격화하고 나선 품목이 말해주 듯, 이젠 자동차나 하이엔드급 스마트폰·가전·로봇청소기 등 기술적 완성도에서 우리 제품에 결코 밀리지 않는다는 자신감을 담은 행보다.

16일 한국시장 공략을 선포하는 공식 쇼케이스를 여는 BYD는 다음달부터 하반기까지 소형 세단부터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까지 4종 전기차 모델을 순차적으로 출시한다. 정부보조금을 반영한 실구매가격 기준으로 2000만원대 후반부터 4000만원대 후반까지 책정될 전망이다. 일단, 한국 브랜드 전기차대비 가격경쟁력을 충분히 내세울 수 있는 수준이다. 여기에 중국 자국시장에서의 높은 소비자 만족도와 리튬인산철배터리의 상대적 안전성을 내세운 마케팅 포인트를 내세운다면 승산이 있다고 본 것이다.

저가형 실속 가전 아이템의 대명사 샤오미도 고품질·고사양 제품이 주도하는 한국 시장 공략 고삐를 죈다. 15일 샤오미코리아가 한국 법인 설립 뒤 처음으로 공식 기자간담회를 열고 스마트폰·TV·로봇청소기 등 신제품 14종을 무더기로 소개했다. 샤오미 측은 “제품과 서비스, AS 등 모든 면에서 (한국) 소비자들의 기대에 부응하도록 하겠다”며 자신감을 내보였다. 흔히 일컬어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좋은 제품으로 반짝 인기를 누리던 것에서 확연히 달라진 모습이다.

중국 제품이라해서 이제, 한수 깔고 보는 시각도 달라져야 한다. 소비자들의 냉정한 시각에 의해 언제든 시장 주도권은 바뀔 수 있다. BYD든, 샤오미든 불신의 영역에 갇혀있던 품질 관리, 서비스를 집중적으로 강조하며 관리하겠다고 나선 것은 특히 눈여겨 볼 대목이다. 아주 작은 기술의 차이도 큰 격차를 만들수 있지만, 품질과 서비스 제공의 영역은 소비자의 마음을 얻는 가장 중요한 포인트인 셈이다.

한국 제품의 세계적 신뢰성과 만족도에 우리 시장이 바로 흔들리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자만해서도 안될 일이다. 중국 전기차·스마트폰 제품들은 이미 수천만명에서 수억명에 가까운 실사용자 기반을 갖춘 것들이다. 그 속에는 우리가 배우고, 채택할 만한 혁신과 기술이 감춰져 있을 수도 있다. 빠르게 변하는 글로벌 시장과 제품 전략을 수립하는데도 작은 교훈이 될 수 있는 것은 물론이다. 중국의 경쟁 시도를 낮춰보거나 무시만 할 게 아니다. 하나의 혁신기회로 삼는 것이 더 중요하다.

이진호 기자 jhole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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