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27만대·LG 13만대 출하
2분기 합산점유율 50% 밑돌아
프리미엄 제품 '수익성' 초점
'코로나 특수' 노린 외산업체 약진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삼성·LG전자 국내 노트북 출하량 점유율 추이 올 2분기 국내 노트북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 합산 점유율이 다시 50% 아래로 떨어졌다. 사실상 20여년 만인 지난해 4분기에 처음 과반 점유율이 무너진 데 이어 2개 분기 만에 재차 50%를 밑돌았다. 굳건하던 삼성-LG '양강 체제'가 흔들리는 사이 '코로나 특수'를 노린 외산업체가 약진했다.
올해 2분기 국내 노트북 시장에서 출하량 기준 삼성전자(33.6%)와 LG전자(16.1%) 합산 점유율은 49.7%였다. 국내 노트북 시장이 형성되던 2000년대 초 이후 양사 합산 점유율이 50% 이하로 떨어진 것은 지난해 4분기(49%) 이후 두 번째다.
2분기에 삼성전자는 약 27만7000대, LG전자는 13만3000대를 출하했다. 2021년 2분기와 비교해 각각 7.4%, 30.5% 하락한 규모다. 전반적인 수요 둔화가 큰 영향을 미쳤다. 올해 2분기 국내 노트북 시장 규모는 82만4000대로, 전년 동기 대비 약 6.7% 줄었다. 국내 노트북의 출하량 감소는 2019년 1분기 이후 처음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주춤한 사이 외산업체가 이들과의 격차를 크게 줄였다. 에이수스코리아는 올해 2분기에 약 18만대를 출하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244%나 늘어난 규모다. 올해 초 28만대 규모의 경남도교육청 스마트 단말기 수주 영향이 컸다. 에이수스는 대규모 공공사업 수주를 발판으로 올해 2분기 점유율을 22.6%까지 끌어올렸다. LG전자를 6%포인트(P) 이상 제치고 국내 시장에서 처음으로 2위까지 올라섰다. 한국레노버·한국HP·애플코리아 등도 성장하면서 외산업체가 40%대 합산 점유율을 확보, 삼성-LG 양강 체제를 흔들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2000년대 중반부터 2강 구도를 형성, 약 20년 동안 시장을 주도했다. 변화의 조짐이 보인 것은 코로나19 유행 이후부터다. 온라인 교육, 원격근무 등으로 노트북 수요가 폭발하면서 그동안 움츠려 있던 외산업체들이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했기 때문이다.
실제 코로나19 유행 이전인 2019년 1분기에는 삼성전자·LG전자 합산 점유율이 70.8%에 이르렀다. 코로나19가 확산된 2020년 2분기에는 57.7%까지 떨어진 뒤 50~60%대를 유지하다 지난해 4분기 처음으로 50% 이하로 떨어졌다. 노트북 시장 성수기를 맞아 에이수스(97.2%), 애플(75.5%), 델테크놀로지스(56.2%), 에이서(163%) 등 중위권 외산업체의 공격적 확장이 주효하게 작용한 반면에 삼성전자(15.5%)와 LG전자(-15.4%)의 성장률은 저조했다.
올해 2분기 역시 삼성·LG는 에이수스코리아의 약진 속에 동반 부진과 수요 둔화까지 겹치면서 또다시 40%대 점유율을 기록했다. 과거 80%에 이르던 삼성-LG 양강 체제 재현은 쉽지 않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전반적인 수요가 줄고 있는 데다 최근 삼성과 LG가 프리미엄 제품 판매에 집중하면서 출하량보다는 수익성에 초점을 맞춘 것도 압도적인 점유율을 다시 올리기 어려운 이유로 작용하고 있다.
PC업계 관계자는 “외산 노트북도 단순히 저렴하다는 점 외에도 게이밍, 콘텐츠 제작, 교육 등 영역별 세분화한 제품을 선보이며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히고 있다”면서 “외산 약진 속에 삼성, LG는 더 얇고 빠른 성능의 프리미엄 제품에 승부를 거는 만큼 이들 간 점유율 격차는 계속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LG전자 국내 노트북 출하량 점유율 추이(자료:업계 취합)>
정용철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