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거래소 코빗이 본격적으로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한 마케팅에 돌입한다. 창사 이래 최초로 TV광고를 개시하며 인지도 확보 및 브랜드 알리기에 나선다.
코빗은 최근 자사 유튜브 채널을 통해 배우 마동석, 주현영을 광고 모델로 기용한 광고 영상을 선공개했다. 이달 중 2차 광고 영상을 선보면서 이와 함께 TV 광고 송출도 온에어 할 예정이다.
가상자산거래소가 TV를 비롯한 대중미디어까지 광고를 진행한 사례는 최근까지 상당히 드물었다. 금융회사나 금융상품은 광고 방영 시 엄격한 심의기준을 충족해야 하지만 가상자산의 경우 규제 사각지대에 있다는 측면에서 적정성 논란이 잦았기 때문이다. 배우들 역시 이전 대부업 광고를 진행했던 배우들이 심각한 이미지 타격을 받았던 전례를 들어 거래소 모델을 맡는 것을 꺼렸다.
코인원은 2017년 말 배우 이동욱을 모델로 기용했던 사례가 있다. 당시 가상자산 급등락으로 거액을 잃은 투자자들이 많았기 때문에 배우 이미지에도 타격이 가해졌다. 특히 이동욱 배우가 당시 출연작에서 '저승사자' 역할을 맡았던 점을 들어 투기를 조장하는 광고라는 항의도 쏟아졌다. 고객센터 등 운영 인프라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마케팅에만 예산을 쏟는다는 비판도 이어졌다.
이와 같은 상황이 이어지면서 빗썸의 경우 지난 2018년을 마지막으로 TV광고를 사실상 중단했다. 당시 광고에도 특정 모델을 기용하지 않았고 자사 서비스 홍보보다는 '믿을 수 있는 거래소' 등 신뢰 향상에 메시지를 집중했다.
2021년 본격적으로 TV광고를 내보냈던 업비트는 배우 남궁민을 모델로 기용하면서 업계 주목을 받았다. 다만 이 역시 '업비트 투자자 보호센터' 등 가상자산 업계 전반에 대한 이미지 개선에 집중하는 사실상 공익광고에 가까운 모습을 보였다.
반면 이번 코빗이 선보이는 광고는 이전과 달리 자사 서비스를 본격 알리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차이점을 보인다.
코빗은 가상자산 '메이커 주문' 거래 시 모든 수수료가 면제되며 오히려 해당 체결량의 0.05%를 고객에게 인센티브로 제공한다는 측면을 배우들의 코믹한 연기를 통해 묘사했다. 지난해 특금법 시행 이후 제도권 금융기관으로 안착하면서 이전과 달라진 업계 위상이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코빗은 TV 광고에 앞서 서울 도심 일대 버스 정류장이나 버스 랩핑 광고 등을 통해 새 브랜드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이밖에도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병행하겠다는 계획이다.
코빗 관계자는 “이전 분위기와는 달리, TV 광고에는 코빗의 서비스를 직선적으로 표현하고자 하는 취지가 반영됐다”며 “특히 캐릭터가 강한 배우들을 기용해 코빗의 메시지와 브랜드 전달에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이형두기자 dud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