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문 읽는' 신용카드…양산까지 8부능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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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문센서가 내장된 메탈 카드. 〈사진=코나재팬〉

새해 지문인식 기능을 갖춘 금속 소재 실물 신용카드 시장이 본격 개화할 전망이다.

업계에 따르면 노르웨이에 본사를 둔 아이덱스 바이오메트릭스(IDEX Biometrics)는 올해 국내 기업 바이오스마트, 코나아이 등과 협업을 통해 생체 인식 카드 양산에 나설 계획이다. 아이덱스는 지난 2023년, 바이오스마트는 2024년 말에 마스터카드 등로부터 생체 인식 결제 카드에 대한 승인서(Letter of Authorization)를 획득했다.

이는 마스터카드가 부여하는 생체인식 평가(BEPS, Biometric Evaluation Plan Summary)를 통과해 보안성을 입증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아이덱스는 바이오스마트 외에도 비슷한 시기 셀피글로벌과 상업적 개발 계약을 체결하는 등, 총 한국기업 4곳과 스마트카드 생산을 준비 중이다. 이를 통한 연간 생산 가능 규모는 스마트카드 1억개 수준이다.

아이덱스 바이오메트릭스는 별도에 배터리 전력 공급 없이 실물 카드 매체에 고객 지문 등록이 가능한 생체 인식 솔루션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손가락 지문 굴곡에 따라 변화하는 정전 용량을 측정해 지문을 인식하는 센서를 사용한다.

앞서 지난해 아이덱스는 코나아이 자회사 코나재팬과도 EMV 결제용 지문 센서를 내장한 카드의 일본시장 도입을 목표로 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결제용 신용카드 뿐 아니라 사원증, 학생증을 포함한 ID 카드를 스마트카드 형태로 일본 시장에 도입하려 한다.

실물 카드에 지문인식 기능을 도입하려는 이유는 보안 문제 때문이다. 기존 마그네틱, IC 기반 일반 카드는 고액 결제 시에도 4자리 비밀번호만 확인, 카드 도난에 대한 대응이 어렵다. 최근 얼굴인식 기술 등 다양한 결제 보안수단이 도입되고 있지만 개인정보유출에 대한 고객 우려도 있다. 결제 시 촬영되는 사진 등이 외부로 유출될 가능성 때문에 고객이 거부감을 느끼기도 한다.

반면 지문인식 카드는 카드 자체에서 인증 작업을 진행, 외부 유출 문제에서 안전한 편이다. 또 카드 내에 고객 서명을 자체 내장할 수 있어 고액결제 고객 및 부유층 수요에 대응할 수 있다.

지문인식 카드 자체는 국내에서도 이미 2016년 크루셜텍·코나아이 등이 관련 기술을 선보인 바 있다. 다만 당시 지문인식 카드들의 문제는 인식 모듈 부분이 일반 카드 대비 두껍다는 점이었다. 규격 상 ATM 등에 삽입하기 불편했고 모듈의 손상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 발목을 잡았다.

이후 삼성전자가 지난 2022년 1월 생체인증카드용 지문인증 IC를 선보였으며, 그 해 국제가전박람회(CES)에서 최고 혁신상을 수상했다. 삼성전자가 칩을 공급하고 삼성카드가 국내 시장 도입을 담당하기로 했으나 아직 정식으로 제품이 출시되지는 않았다.

해외에서는 노르웨이 기업 즈와이프(Zwipe)가 유사한 출입 보안 매체의 하나로 글로벌 기업 대상 '즈와이프 엑세스'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또한 케냐의 경우 학생들이 학교 출입 및 출석 체크, 교내 물품 결제 등에 생체인식 카드를 사용할 수 있도록 결제기업들과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이형두 기자 dudu@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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