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위기가 고조되며 국내외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지자 국내 4대 금융그룹(KB·신한·하나·우리)이 일제히 '비상대응체계'를 가동했다. 금융권은 유동성과 외환 시장에 대한 24시간 모니터링에 돌입하는 한편, 분쟁 리스크로 타격을 입은 중소·중견기업을 위해 총 12조원 이상의 금융지원 보따리를 풀기로 했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금융그룹은 중동 사태 발발 직후 지주사를 중심으로 전 계열사가 참여하는 긴급 회의를 소집하고 비상경영 체제에 들어갔다.
우리금융그룹은 임종룡 회장의 지시 아래 유동성 상황과 외환 시장 동향을 점검하는 4대 분야 긴급 점검을 실시했다. 특히 두바이·바레인 등 현지 근무 직원의 안전 확보를 최우선 과제로 설정하고 단계별 대응 매뉴얼을 가동했다.
신한금융그룹 역시 진옥동 회장 주재로 '그룹위기관리협의회'를 개최, 위기관리 단계를 '주의'로 유지하며 상황 악화 시 CEO 주재 위기관리위원회로 격상하는 대응 시나리오를 마련했다.
KB금융그룹은 양종희 회장을 포함한 핵심 경영진이 환율·금리·유가 등 주요 지표를 실시간 모니터링하며, 시장 불안이 고객 접점으로 전이되지 않도록 리스크 관리 현황을 종합 점검하고 있다.
금융그룹들은 이번 사태로 경영 애로를 겪는 기업들을 위해 파격적인 금융지원 대책을 내놓았다.
가장 규모가 큰 곳은 하나금융그룹이다. 하나은행은 이란 사태 관련 피해 기업의 경영 안정화를 위해 총 12조원 규모의 자금을 신규 공급하기로 했다. 업체당 최대 5억 원의 경영안정자금과 함께 금리 감면(최대 1.0%p), 분할상환 유예 등을 지원한다.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도 각각 '재해복구 금융지원 프로그램'을 시행했다. 양사 모두 피해 기업을 대상으로 최대 1.0%p의 특별우대금리를 적용한다. KB는 최대 5억원, 신한은 최대 10억원 범위 내에서 운전자금 및 시설복구 자금을 지원한다.
우리금융 또한 중동 관련 거래 기업을 위한 맞춤형 지원 방안을 마련해 실물경제 충격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전자금융의 안정성을 지키기 위한 정보보호 체계 점검도 강화된다. 우리금융과 신한금융은 혼란을 틈탄 디도스(DDoS) 등 사이버 공격 가능성에 대비해 전사적인 보안 점검을 재정비하기로 했다. 지연 없는 금융 서비스를 위해 전산 시스템 안정성을 실시간 확인하고 정보보호 모니터링 수준을 격상했다.
4대 금융지주 회장들은 공통으로 “국제 정세 불안이 국내 실물경제 위축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그룹의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며 시장 안정화 의지를 표명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정부의 비상대응 금융시장반 가동에 발맞춰 24시간 밀착 모니터링을 지속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류태웅 기자 bigheroryu@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