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 자금조달 물꼬튼 카드업계…“금리인하기, 내실부터”

카드사들이 올해 마수걸이 자금조달을 성공리에 마무리하고 있다. 크레딧 시장의 연초효과와 금리 인하 기대감에 힘입어 지난해말에 비해 크게 낮은 금리로 자산을 확보하고 있다. 가맹점수수료 인하 등으로 비우호적인 업황 속 내실 다지기에 주력하는 분위기다.

12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롯데카드는 앞서 청약을 실시하지 못했던 1500억원 규모 여전채 발행을 13일 실시할 계획이다. 롯데카드는 지난 9일 여전채 발행을 통해 총 2500억원을 조달하려 했지만 이자지급기일을 오기하면서 변동금리부(FRN) 방식으로 발행하려던 일부 물량 발행일을 이날로 미뤘다.

롯데카드는 지난해에 이어 이번 물량 역시 FRN으로 발행하기로 결정했다. FRN은 금리 변동에 따라 이자를 지급하는 방식이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금리 인하기에 돌입한 만큼 향후 금리 하락 효과를 거둘 수 있는데다 타사 대비 신용등급이 다소 낮은 만큼 FRN 발행시 높은 스프레드(가산금리)를 기대할 수 있어 수요가 높은 편”이라고 전했다.

실제 롯데카드가 기준으로 삼은 91일물 CD금리는 빠르게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한국은행이 1월 기준금리를 인하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면서 지난해말까지 3.40%를 웃돌던 CD금리는 지난 9일 3.00%까지 내려왔다. 지난해말 가산금리를 더해 4.06% 수준을 보였던 이자율도 이번 발행에서는 3.72%까지 낮아졌다.

다른 카드사도 연초 들어 빠르게 자금 조달을 개시하고 있다. 현대카드 3000억원(3.063~3.214%), 하나카드 2000억원(3.09%), 삼성카드 1700억원(3.08~3.085%), 신한카드 1000억원(3.094~3.098%)을 여전채 발행으로 조달했다. 지난해 말 발행 물량 대비 0.1%(10bp) 이상 낮은 수준에서 자금조달을 마쳤다.

금리 인하 기조에 따라 자금조달 환경은 다소 나아졌지만 카드사의 자산 성장세는 크게 기대하기 어려운 분위기다. 발행 부담은 다소 줄겠지만, 다음달부터 시행될 가맹점수수료 인하와 소비 위축에 따른 카드 사용량 감소 등 부정적인 업황이 예상돼서다.

최성종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여전채 발행이 지난해에 비해 감소할 전망”이라면서 “만기도래 규모가 축소하고, 리스크 관리 강화 기조로 자산 성장세 둔화가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연초 카드업계 신년사가 일제히 리스크 관리에 방점을 찍고 있다”면서 “양적성장보다는 점차 나아질 자금조달 여건을 기반으로 건전성 관리에 집중하는 한 해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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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근일 기자 ryuryu@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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