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억원 기획재정부 1차관은 29일 “외환시장 동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며 급격한 시장 쏠림이 발생할 경우 시장안정조치를 한다는 원칙을 견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 차관은 이날 서울 은행회관에서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주재하고 “미국의 금리 인상 가속화에 대한 우려와 함께 중국의 코로나19 봉쇄에 따른 경기둔화 우려가 맞물리며 원/달러 환율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앞서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전날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회의에서 “필요한 경우 시장안정 노력을 기울여 나갈 것”이라고 발언한 데 이어 시장개입성 발언이 나온 것이다.
전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전날 종가보다 7.3원 오른 1272.5원에 거래를 마쳤다. 원/달러 환율이 달러당 1270원대로 올라선 것은 코로나19 확산 초기 금융시장이 충격에 빠졌던 2020년 3월 19일(1285.7원) 이후 2년 1개월 만에 처음이다.
이 차관은 “주요 선진국의 금리인상 기조에 따른 실질금리 상승 흐름이 이어지는 가운데 글로벌 차원의 높은 인플레로 기대 인플레이션도 높아짐에 따라 미국의 금리인상 속도와 수준에 대한 불확실성이 해소되기 전까지는 국내외 금융시장에서의 변동성 확대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다만 경기침체 우려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견해를 밝혔다. 이 차관은 “경기침체에 선행성이 높은 10년물과 3개월물 금리차 등에서는 특이징후가 관찰되지 않고 있다”며 “최근에는 10년물과 2년물 간 금리차의 역전 현상도 해소되며 소폭 확대 추세에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미 국채 10년물과 2년물 금리격차의 일시적 역전만으로 현시점에서 경기침체를 예단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미국 금리가 빠르게 상승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외국인 자금 유입 둔화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이 차관은 “다른 신흥국과 차별화되는 우리 경제의 펀더멘털과 견고한 대외 신인도, 충격 흡수능력 등을 고려하면 현재 상황에서 외국인 투자 자금의 급격한 유출이 일어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러시아의 디폴트 가능성 역시 제한적이라고 봤다. 이 차관은 “크림 반도 사태 이후 강화돼온 러시아에 대한 제재로 글로벌 주요 은행들의 대러 익스포저는 과거 대비 절반 수준으로 감소한 상황”이라며 “디폴트에 따른 직접적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가계와 자영업자 부채 관리와 관련해서는 “상환 능력 중심의 대출 관행 정착, 분할상환 유도 등 거시건전성 차원의 노력을 지속하는 한편 자영업자 부채 부담을 낮추고 만기 연장, 상환유예 등 한시적 지원 조치 종료에 따른 충격을 완화할 조치를 준비하겠다”고 말했다.ㅗ치“
최다현기자 da2109@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