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반도체, 베트남 법인 설립 추진…대만 이어 두번째

한미반도체가 새해 베트남 법인 설립을 추진한다. 베트남을 중심으로 동남아시아 반도체 후공정 시장을 집중 공략하기 위해서다. 동남아시아는 패키징 등 반도체 기업의 후공정(OSAT) 인프라 투자가 잇따르는 지역이다. 한미반도체 해외 법인 설립은 대만에 이어 두번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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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반도체 마이크로 쏘 신공장 전경<사진=한미반도체>

한미반도체는 베트남에 영업과 마케팅, 교육, 기술 지원을 담당할 법인 설립을 검토하고 있다. 이르면 새해 상반기 법인 설립을 완료하고 본격 가동에 돌입할 예정이다. 한미반도체가 해외에 법인 형태 거점을 두는 건 2016년 대만 법인 '한미타이완' 이후 처음이다. 2017년 세운 '한미차이나'는 한미반도체 중국 지사다.

베트남 법인 규모는 구체화하지 않았다. 한미반도체 관계자는 “초기 구축 작업이 완료되고 시장이 확대되면 대만 법인 수준까지 규모를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미반도체 대만 법인 인력은 약 50명이다.

한미반도체 베트남 진출은 반도체 후공정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최근 반도체 패키지 업체와 종합반도체기업(IDM)의 베트남 진출이 가시화하고 있다. 삼성전기는 지난달 베트남 생산법인에 8억5000만달러(약 1조원)를 투자하기로 했다. 고성장이 예상되는 반도체 패키지 기판 사업 역량을 확대하기 위해서다. 높은 기술 수준을 요하는 플립칩-볼그리드어레이(FC-BGA) 생산 설비와 인프라 구축에 집중한다.

한미반도체는 지난해 10월 차세대 중앙처리장치(CPU)·그래픽처리장치(GPU)의 FC-BGA 기판 절단 장비인 '마이크로 쏘 P1'을 출시했다. 국내 반도체 고객사 공급 사례도 확보했다. 베트남 FC-BGA 인프라가 확대되면 마이크로 쏘 P1 판매량을 비약적으로 늘릴 수 있다.

김민현 한미반도체 사장은 “다수 IDM이 후공정 인프라를 중국에서 베트남으로 옮기는 중”이라면서 “중국 인건비가 상승하고 베트남 전문 인력 수와 기술력이 증가하면서 베트남 반도체 후공정 시장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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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반도체 FC-BGA 절단 장비 마이크로 쏘 P1 시리즈

전 세계 반도체 후공정 시장 13%를 차지하는 말레이시아와 지리적 근접성도 있다. 인텔은 말레이시아 페낭 지역에 300억링깃(약 8조4000억원)을 투자, 반도체 패키징 공장을 지을 예정이다. 일본 로옴도 말레이시아 제조 자회사 로옴-와코일렉트로닉스 신규 반도체 생산라인을 확보한다. 한미반도체 관계자는 “해외 영업고 마케팅 네트워크를 꾸준히 확대할 예정”이라면서 “생산 거점은 국내에 두는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미반도체 해외 진출 연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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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