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P프린팅코리아(HPPK)가 HP 본사로부터 하이엔드 A4 프린팅 기획 및 연구개발(R&D) 총괄 권한을 이전받는다. 올해 말까지 완료할 계획으로, 연간 약 5조원 매출을 올리는 사업의 글로벌 콘트롤타워를 한국 법인이 맡는다.
HP는 연말까지 미국에서 총괄하던 A4 프린팅 기획과 R&D 사업을 한국과 싱가포르에 각각 이관한다. 로우엔드 제품군은 싱가포르 법인으로, 하이엔드 제품군은 HPPK로 분산한다. 글로벌 기업용 프린팅 사업 기술 거점을 재편하는 구조 전환 일환이다.
HP 글로벌 A4 사업 매출은 연간 약 10조원 규모다. 이 중 하이엔드 제품 비중이 약 50%로, HPPK가 추가 총괄하는 사업 규모는 연 5조원을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HPPK는 2017년 HP가 삼성전자 프린팅 사업부를 인수한 후 출범한 조직이다. 인수 이후 HP 글로벌 A3 복합기 기획·R&D 전담 조직을 맡아왔다. A4 하이엔드 사업까지 품으며, 10년만에 기업용 프린팅 포트폴리오 전체를 기술·전략적으로 책임지는 조직으로 위상이 올라간 것이다.
하이엔드 A4는 단순한 출력 기기를 넘어 제품 성능 검증은 물론 보안, 안정성, 서비스 아키텍처까지 깊이 관여해야 하는 고난도 영역이다. 기업 환경에 최적화한 복잡한 네트워크 연동, 문서 보안 정책, 매니지드 프린트 서비스(MPS) 연계까지 아우르는 종합 기술 역량이 요구된다. HP 본사가 HPPK에 역할을 부여한 것은 A3 제품 개발 과정에서 쌓아온 기술 검증 역량과 복잡한 기업 고객 환경에 대한 깊은 이해를 인정한 결과로 풀이된다.
소모품을 포함한 글로벌 프린터 시장은 2025년 기준 750억~800억달러 규모로, 기업용 A4 중심 프린팅이 절반 가량을 차지한다. HP는 기업용 A4 시장에서 지난해 4분기 기준 37.1% 점유율로 1위를 유지 중이다. 기업용 레이저 복합기(MFP)와 매니지드 프린트 서비스 영역에서도 경쟁사를 압도하는 리더십을 이어가고 있다.
디지털 전환 속도가 빨라지는 환경에서도 기업용 프린팅 수요는 견조하다. 문서 보안 강화, 업무 효율 최적화, 인쇄 비용 관리에 대한 기업 수요가 지속되면서 A4 프린팅은 글로벌 오피스 인프라의 핵심으로 자리를 지키고 있다. 특히 금융·의료·공공 등 보안 민감 업종을 중심으로 고사양 하이엔드 제품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관련 업계는 A4 프린팅 기획과 R&D 사업 이관이 HPPK 조직 확대를 넘어 HP 글로벌 기업용 프린팅 전략 중심축이 한국으로 이동한 것으로 평가한다. HPPK가 A3 전체와 A4 하이엔드를 동시에 총괄하게 되면서, HP 내에서 기업용 프린팅 기술 로드맵을 주도하는 코어 조직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 프린팅 사업부 인수로 시작된 한국 거점이 10년 만에 HP 글로벌 사업 핵심 기술 허브로 진화한 셈”이라고 말했다.
김시소 기자 siso@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