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과도한 규제 적용
해외 51개국서 서비스
“스마트TV 생태계 위축”

LG전자가 월드컵 등 대형 스포츠 이벤트를 앞두고 선보인 글로벌 서비스를 국내에는 출시하지 않기로 했다.
LG전자는 스마트 TV 플랫폼을 통해 실시간 스포츠 데이터와 정밀 분석 통계를 제공하는 'LG 스포츠 플레이북(Sports Playbook)'을 글로벌 시장에 론칭했다. 북미, 유럽, 중남미, 아시아 등 세계 51개 국가와 지역을 대상으로 순차 적용한다.
한국은 출시 국가 명단에서 완전히 제외했다. LG전자 관계자는 “시장 수요와 상황에 따라 전략적으로 판단해 제품이나 서비스 출시 여부를 결정한다”며 “스포츠 플레이북은 한국에 출시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한국 출시가 불발된 배경을 두고 국내의 독특하고 강력한 사행성 규제 환경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LG 스포츠 플레이북'은 TV 화면을 통해 실시간 스코어, 경기 일정, 리그 순위는 물론 선수 및 팀 간 통계를 시각화해 제공한다. 별도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등 '세컨드 스크린'을 활용하지 않고도 대화면 TV 속에서 실시간 데이터 변화를 직관적으로 추적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스포츠 플레이북'이 제공하는 핵심 기능 중 하나인 '라이브매치 업데이트'는 실시간 점수, 경기 일정 및 리그 순위를 화면에 표시한다. 또, 별도 기능을 통해 △팀 또는 선수 성과와 추세를 명확하고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분석 대시보드를 통해 팀 간 비교 및 주요 경기 데이터를 제공하고 △사용자가 한눈에 포스트시즌 진행 상황을 파악할 수 있도록 이해하기 쉬운 토너먼트 대진표와 시리즈 진행 상황을 표시한다.
대형 로펌 소속 변호사는 “이같은 방식은 국내 사행성 심의 규제가 정밀 실시간 데이터가 '불법 사설 라이브 베팅(경기 도중 돈을 거는 도박)' 업자나 이용자들에게 모니터링 화면으로 악용될 소지가 있다고 판단할 가능성이 있다”며 “UI나 UX에 따라 '시청자의 사행심을 자극한다'는 지적을 받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정보통신망법과 방송미디어통신심의위원회 규정 등에 따르면 국내에서는 '사행심을 비정상적으로 조장하거나 불법 도박을 방조할 우려가 있는 정보'의 온라인 유통이 전면 금지돼 있다. 기업이 정보 제공 목적으로 서비스를 론칭했다가, 자칫 불법 도박 인프라를 제공했다는 오해를 살수 있다는 것이다.
비즈니스 모델도 국내에서는 원천 봉쇄된 상황이다. 한국은 국가 공인 '체육진흥투표권(스포츠토토)'을 제외한 모든 민간 스포츠 베팅과 사설 도박을 전면 금지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스포츠 데이터를 활용한 베팅의 합법 범위가 매우 좁기 때문에 사실상 수익화가 불가능하다. 사행성 리스크를 부담하면서까지 서비스를 진행시킬 요인이 없다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사행성 규제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과도한 규제 적용이 스마트TV 서비스 생태계 전반 진화를 가로막을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모호하고 광범위한 기준이 서비스 인가 범위를 불명확하게 만들고, 기업이 리스크 회피를 택하도록 유도한다는 것이다.
미디어 업계 관계자는 “실시간 통계 시각화는 세계 주요 방송·플랫폼 기업들이 시청 경험 향상을 위해 경쟁적으로 도입하는 기술 트렌드”라며 “합법적 정보 제공과 사행성 조장을 구분하지 못하는 규제 환경이 지속되면, 글로벌 기업들은 한국 시장을 반복적으로 건너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잠재적 악용 가능성만으로 서비스를 원천 차단하면, 결과적으로 국내 소비자들이 글로벌 수준의 시청 경험에서 소외되는 결과로 이어진다는 지적이다.

김시소 기자 siso@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