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가 후원 또는 유료 구독 시스템 도입을 검토한다. 콘텐츠 생산자에게 경제적 동기를 부여해 플랫폼을 활성화시키는 방안이다.
여민수 카카오 대표는 한국미디어경영학회가 주최한 정기학술대회에서 내년 상반기 선보일 포털 서비스 개편 방향에 대해 언급했다.
여 대표는 '인플루언서, 플랫폼과 기술을 만나다'라는 주제의 기조연설에서 “콘텐츠가 소비자와 만나는 방식으로 구독이 새롭게 떠오르고 있다. 콘텐츠 유통에 굉장히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며 “이 부분 활성화를 위해 콘텐츠 생산자에게 경제적 모티브를 제공하는 장치 마련을 늘 고민한다”고 강조했다. 구독경제 스케일이 커지면 비즈니스 작동이 더 잘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앞서 카카오는 지난달 25일 콘텐츠 구독 시스템을 기반으로 한 포털 개편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콘텐츠 개인화를 주요 방향으로 기존 뉴스 서비스와 전혀 다른 새 플랫폼을 활용할 계획이다. 유튜브나 인스타그램과 유사한 형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여 대표는 “일반적인 전통 미디어 타임셰어가 줄었다. 이전에는 보통 뉴스를 소비한다고 하면 신문사를 구독했으나, 최근 기자를 구독하거나 혹은 특정 분야 좋은 의견을 정기적으로 구독을 하는 형태로 변화했다”며 “플랫폼과 기술 발전으로 콘텐츠 생산자와 소비자 간 직거래가 트였다”고 설명했다.
카카오 작가 플랫폼 '브런치'를 대표적인 직거래 플랫폼으로 꼽았다. 그는 “복잡한 주제를 깊고 쉽게 글로 풀어 잘 다가온다”며 “이를 구독하면 톡채널, 플러스친구를 통해 콘텐츠가 적시에 공급되고, 좋은 글은 저장해뒀다가 남들과 공유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여 대표는 “미디어 산업에서 오랫동안 축적된 변화가 최근 눈에 띄게 더 가시화된 부분이 있다”며 “저희와 같은 플랫폼 기업도 미디어에 대한 생각과 정의를 다시 한 번 정립해야 하는 시점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고 전했다.
양정애 한국언론진흥재단 연구위원도 “한국에서 디지털 유료화는 절대 안 된다는 식의 접근은 내려놔야 한다. 현재도 특정 언론에 충성도 높게 행동하는 20~30대 이용자가 있으며, 이들을 찾아내서 이들이 원하는 서비스를 한다면 성공할 수 있다”고 제언했다.
양 연구위원은 “구독모델 실험 및 정착을 위해서는 전문인력을 이용해 데이터를 모으고 분석해야 한다”며 “'디지털퍼스트'가 아니라 '이용자퍼스트'를 모토로 잠재고객과 꾸준히 소통하고 타깃층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이형두기자 dud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