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거목' 타계…이재용·박삼구 빈소 방문·정재계 애도 분위기

20일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별세 소식이 알려지자 각계 인사 조문이 이어졌다. 건강상태가 좋지 않다는 건 이미 알려졌지만 휴일 오전 갑작스러운 별세 소식은 재계에 충격적인 비보였다.

구 회장의 유족이 생전 고인의 뜻에 따라 비공개 가족장을 치르기로 했지만 '경제계 거목'의 추모 행렬은 밤늦도록 이어졌다. 단순히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에 대한 예우 차원을 넘어 대한민국 산업화에 기여한 그의 공로에 대한 응답이다.

조문은 이날 오후부터 시작됐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첫 외부 조문객으로 빈소를 찾았다. 이 부회장은 오후 4시께 수행인 없이 홀로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10분여간 머물었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도 빈소를 방문했다.

이어 범 LG가인 구자원 LIG그룹 회장·구자용 LS네트웍스 회장·구자극 엑사이엔씨 회장·구본완 LB휴넷 대표·구본천 LB인베스트먼트 사장과 허승표 피플웍스 회장·허광수 삼양인터내셔날 회장 등이 빈소를 찾았다. 오후 6시를 지나서는 홍석현 중앙홀딩스 회장·방상훈 조선일보 사장·구자두 LB인베스트먼트 회장·구자학 아워홈 회장·구자일 일양화학 회장·구본걸 LF 회장·구자철 예스코홀딩스 회장과 변규칠 전 LG상사 회장·이문호 전 LG 부회장·허윤홍 GS건설 전무 등이 조문했다.

정계에서는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 등이 빈소를 찾아 유가족을 위로했다.

이날 빈소에는 부인 김영식 여사와 장남 구광모 LG전자 상무, 장녀 구연경씨, 차녀 구연수씨 등이 자리를 지켰다.

유가족은 조화도 정중히 사절하면서 여느 재벌가의 빈소 모습과는 사뭇 달랐다. 이날 저녁까지 빈소에는 범 LG가에 포함되는 LS그룹, GS그룹을 비롯해 LG임직원일동 명의로 된 조화 5개 정도만이 있었다. 허례허식을 피하고 검소하고 소탈한 생활을 했던 고인의 삶의 방식이 죽음 이후에도 고스란히 이어졌다. 천안 자택에서 불편한 몸으로 아들의 부음을 접한 구자경 명예회장의 상황도 배려한 조치로 해석된다.

구 회장의 별세는 재계에 다양한 의미를 부여했다. 재계와 경제단체들은 추모 논평을 통해 불모지나 다름없는 우리 산업계에 남긴 고인의 족적을 높이 평가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고인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과 그룹 임직원들에게 심심한 위로의 말을 전한다”며 “경제계는 구 회장의 타계를 가슴 깊이 애도하며 한국경제의 번영을 위해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도 “고인의 빈자리가 너무 크기에 그 슬픔을 이루 표현할 수 없다”며 “고인의 뜻을 이어나가 하루빨리 우리 산업 현장에 선진 노사관계가 정착되고, 이를 통해 지속적인 국가 경제 발전이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구 회장을 대혁신을 통해 화학과 전자, 통신 등의 산업을 세계 일류의 반열에 올려놓은 '선도적 기업가'로 평가했다.

전경련은 “이제금 다시 우리 경제가 재도약해야 할 중대한 시기에 구 회장과 같은 훌륭한 기업인을 잃은 것은 나라의 큰 아픔과 손실이 아닐 수 없다”며 “경제계는 고인의 뜻을 기리고 평소 가르침을 이어받아 국민에게 사랑받는 기업, 한 단계 더 도약하는 한국경제를 위해 더욱 매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무역업계도 한국 경제계의 큰 별인 LG그룹 구본무 회장의 별세에 깊은 애도를 표한다고 밝혔다. 무역협회측은 “고인은 LG그룹을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시키는데 확고한 발판을 마련했으며 우리나라가 무역 1조 달러, 무역 9강의 위업을 달성하는데 크게 기여했다”고 말했다. 이어 “무역업계는 고인의 업적과 정신을 기려 무역이 한국경제를 견인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중소기업중앙회도 구 회장에 깊은 애도의 뜻을 표했다. 중기중앙회는 “1995년 LG그룹 회장 취임 이후 '노사(勞使)'를 넘어선 '노경(勞經)'이라는 새로운 노사문화 형성을 바탕으로 '정도경영'을 추구했다”며 “특히 대한민국 전자업계에 큰 업적을 남기셨다. 아울러 중소기업인들로부터 존경을 받아왔다”고 애도했다.

청와대는 고 구본무 회장 빈소에 문재인 대통령 명의 조화를 보냈다. 청와대 참모진 중에서는 장하성 정책실장이 대표로 이날 저녁 늦게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성현희 청와대/정책 전문기자 sunghh@etnews.com,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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