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은 정보 비대칭 대표 산업입니다. 각종 규제나 상품 구조 복잡성 때문에 소비자가 접근하기 어렵습니다. 이에 따라 보험을 잘 아는 내부 인물이 나서서 변화를 줘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명기준 디레몬 대표는 불편한 소비자의 보험 접근성, 편리하고 지속 가능한 서비스 등을 제공할 수 있도록 인슈어테크 서비스 고도화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인슈어테크는 인공지능(AI), 블록체인 등 IT를 보험 산업에 적용한 개념이다.
명 대표는 2004년부터 SK에너지와 SK네트웍스에서 자동차 셰어링 및 자동차금융 사업 개발과 운영을 7년 동안 맡았다. KDB생명 초창기에 입사해 우리나라 최초 온라인보험(다이렉트보험) 개발·운영을 4년 동안 총괄했다.
명 대표는 “당시 KDB생명은 온라인 보험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그 안에서 데이터의 중요성, 데이터를 활용한 파생 영역, 사람의 라이프 사이클 변화 등이 보험 산업에서 미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명 대표는 “회사 안에서 계속 일했다면 더 큰 기회가 주어졌을 가능성도 있지만 내부에서 하는 건 각종 규제나 추진력 등에서 한계가 있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디레몬은 보험이 탄생한 이후 지금까지 지속하던 정보의 비대칭성을 해소하는 것이 목표다. 미국에서는 보험업과 같은 시장을 '레몬마켓'이라고 부른다. 제품 정보의 비대칭성으로 정보가 적은 소비자가 속아서 살 우려 때문에 적은 값만 지불하려 하고, 이로 인해 결국 저급 물품만 시장에 나오는 것을 말한다. 레몬이 시고 맛없는 과일이라는 인식에 따른 것이다.
명 대표는 “디레몬(d.LEMON)은 다양한 의미로 해석이 가능한 상호명이다”라면서 “이 가운데 하나는 사명에 들어간 d, 즉 'destroy(파괴)'에 의미를 부여해 기존 보험에 있는 정보 비대칭성을 파괴하자는 의미로 해석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디레몬은 보험통합 조회 '레몬클립'을 서비스하고 있다. 40개 민간 보험사(생명·손해보험)는 물론 우체국, 새마을금고, 신협, 수협 등 공제조합에 가입된 보험까지 조회할 수 있다. 조회 가능한 항목도 보험의 보장 내역, 보험 기간, 납입보험료, 해지환급금, 납입 기간 등 상세하다.
레몬클립은 검색엔진기술에 '클라이언트 방식'을 채택해 이용자 휴대폰에서 모든 조회가 이뤄져 공인인증서나 주민등록번호 등 민감한 개인정보가 외부로 유출되는 우려도 없다.
레몬클립은 지난해 성장률 200%를 기록하며 시장에 안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올해 초에는 휴대폰 애플리케이션 10만 다운로드, 자동차보험비교 4만5000여건과 실손 보험 비교 2만2500건의 최저가 보험 조회 수 등을 기록했다.
명 대표는 “보험 분석과 추천에 필요한 알고리즘을 지속해서 정교화해 나갈 예정”이라면서 “최적화된 이용자 맞춤형 온라인 보험 솔루션을 제공, 보험의 비효율 부분 해소에 주도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명 대표는 “앞으로 보험에만 머무르지 않고 소비자에게 제공할 수 있는 다양한 부가 가치를 발굴, 더 폭넓은 경험 제공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윤호기자 yu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