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실적]삼성, 반도체발 실적 신화…4분기 더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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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기흥캠퍼스 반도체 전시관

삼성전자가 반도체 사업 호황과 전 사업 부문에 걸친 고른 선전으로 사상 최고 실적 기록을 이어 갔다. 4분기에도 다시 한 번 실적 기록을 깰 것으로 예상돼 실적 상승세는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3분기 연결 기준 매출 62조500억원, 영업이익 14조5300억원을 각각 기록했다고 31일 밝혔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분기 사상 최대를 작성했다.

2분기와 3분기에 사상 최대 실적 신기록을 세운 삼성전자는 4분기에도 기록을 이어 갈 것으로 기대된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4분기 실적 컨센서스(증권사 전망 평균치)는 매출 67조8957억원, 영업이익 16조594억원에 이른다. 삼성전자는 4분기에 부품 사업 중심으로 실적 성장세를 지속하고, 세트 사업도 프리미엄 제품 판매 확대로 견조한 실적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3분기 실적 신기록의 1등 공신은 10조원 가까운 영업이익을 기록한 반도체 사업이다. 메모리 시장 호황에 힘입어 반도체 사업부의 분기 실적은 역대 최고치다. 내년에도 메모리 시장은 계속 좋을 것이라는 밝은 전망도 나왔다.

3분기 반도체 사업에서 매출 19조9100억원, 영업이익 9조9600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삼성전자 전사 차원의 영업이익 14조5300억원에서 반도체사업부가 차지한 비중은 68%를 웃돌았다.

반도체사업부 영업이익률은 무려 50%였다. 지난 2분기 영업이익률 45.7% 대비 4.3%포인트(P) 확대됐다. 이 같은 영업이익률은 반도체 업계 전체를 통틀어 최고다. SK하이닉스(영업이익률 45.6%)나 마이크론(30%대)도 연일 사상 최고 실적을 기록하고 있지만 삼성전자가 단연 톱이다. 이유는 삼성전자가 메모리 기술 측면에서 가장 앞서 있기 때문이다. 메모리 시장에서 기술이 앞섰다는 것은 원가 경쟁력이 가장 우수하다는 의미로 통용된다.

삼성전자는 이날 메모리 고점 논란도 잠재웠다. 내년에도 메모리 수급 상황은 공급이 부족한 쪽으로 기울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전세원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 전무는 “1x D램, 3D 낸드는 기술이 어려워서 (증산이 이뤄질지) 불확실하다”면서 “내년 수급은 전반에 걸쳐 타이트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명영 삼성전자 IR 전무 역시 “내년에도 메모리 사업은 호조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낙관했다. 분기 영업이익률이 50%를 넘을 수도 있다는 의미다.

다만 삼성전자는 핵심 이익원인 D램 시장에서 점유율을 조금씩 잃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전자의 D램 시장 매출액 점유율은 46.5%였다. 지난 2분기 이 수치는 45%로 소폭 떨어졌다. 반면에 지난해 점유율이 20.25%이던 마이크론은 2분기 점유율을 23% 기록했다. SK하이닉스의 경우 지난해 D램 시장 점유율은 25.75%였지만 지난 2분기에는 27%였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보다 SK하이닉스나 마이크론이 D램 시장에서 더 성장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날 실적 발표 컨퍼런스 콜에서도 비슷한 질문이 나왔다. 올해 점유율을 잃었는데 내년에는 회복할 계획이 있느냐는 것이었다. 전 전무는 “내년 계획 제시는 어렵지만 시장 성장 수준일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로선 내년에 D램 물량 공세를 강화할 계획이 없다는 의미다. 이 때문에 업계에선 2019년 이후 삼성의 메모리 공급 전략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3분기 시스템LSI사업은 스마트폰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 구동칩(DDI) 양산이 본격화되고 중국 스마트폰 업체로 이미지센서 공급이 확대되면서 실적이 개선됐다. 파운드리 사업은 10나노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매출 증가로 3분기에 견조한 실적을 달성했다. 4분기에는 OLED DDI 공급은 지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모바일 AP와 이미지센서 수요 감소로 시스템LSI 실적은 3분기와 비슷할 것으로 전망됐다. 파운드리 역시 실적 성장은 제한될 것으로 예상된다. 회사는 거래처와 응용처 다변화에 주력할 계획이다.

스마트폰과 디스플레이, 가전도 실적 상승에 힘을 보탰다.

IT·모바일(IM) 부문은 3분기 매출 27조6900억원, 영업이익 3조2900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전 분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8%, 19% 감소했다. 전체 휴대폰 판매량은 9700만대, 스마트폰 비중은 80% 중반이었다. 갤럭시노트, 갤럭시J 시리즈 등 스마트폰 전체 판매는 선방했지만 마진이 적은 중저가폰 판매 확대가 영업 이익 감소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신제품 출시에 따른 마케팅 비용도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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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영업이익 1000억원대를 기록한 지난해 3분기와 비교하면 이익이 크게 늘었다. 증권가에서는 아이폰X(텐) 판매량이 4분기 IM 부문 실적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이경태 삼성전자 상무는 “4분기에 갤럭시노트8 출시 국가 확대는 물론 거래처와의 협업 체계를 강화하고 마케팅 활동을 적극 전개하겠다”고 말했다. 이 상무는 갤럭시S9 출시 일정과 관련해 “경쟁사를 의식하기보다 소비자 니즈를 반영해 결정하겠다”고 덧붙였다.

디스플레이 사업은 매출이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소폭 하락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3분기 매출 8조2800억원, 영업이익 9700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7% 성장하고 영업이익은 500억원 줄었다.

증권가에서는 삼성디스플레이의 4분기 영업이익이 다시 1조원대를 회복한 뒤 2조원 가까운 수준까지 성장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새로 가동한 플렉시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생산 라인이 안정되고 생산 물량이 3분기보다 늘어나기 때문이다. 액정표시장치(LCD) 사업은 판가 하락 영향으로 3분기보다 영업이익이 더 줄지만 OLED 사업은 생산량 확대에 힘입어 다시 1조원대 영업이익을 회복할 것으로 관측했다.

소비자가전(CE) 사업도 회복세를 보였다.

3분기 CE 부문은 매출 11조1300억원, 영업이익 4400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TV는 프리미엄 제품 비중 확대로 전 분기 대비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 양자점발광다이오드(QLED) TV 판매 확대로 60형 이상 초대형 시장에서 40% 이상 점유율을 기록, 프리미엄 시장 리더십을 이어 갔다.

생활가전은 전년 동기 대비 에어컨, 세탁기 등 프리미엄 제품 판매 확대로 매출이 성장했다. 그러나 북미 기업간전자상거래(B2B) 시장에서의 투자비용 발생 영향 등으로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실적 상승에 맞춰 주가도 고공 행진을 이어 갈 것으로 예상된다. 실적 상승과 대규모 주주 환원 정책에 힘입어 4분기 중에 주당 300만원을 돌파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일부 증권사는 삼성전자 목표 주가를 350만원대로 올렸다.

2018년에도 반도체 호황이 이어져 삼성전자 실적 향상을 지속 견인할 것으로 전망된다.

노근창 현대차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중화권 스마트폰업체 중심으로 모바일 D램 공급 부족 현상이 나타나면서 가격 상승 흐름은 2018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권건호 전자산업 전문기자 wingh1@etnews.com,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 배옥진 디스플레이 전문기자 withok@etnews.com, 최재필기자 jpchoi@etnews.com, 한주엽 반도체 전문기자 powerus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