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글로벌 테크쇼 '컴퓨텍스 2026' 행사가 총 4일 대장정을 거쳐 지난 5일 공식 폐막했다.
이번 컴퓨텍스는 인공지능(AI) 열풍으로 역대 컴퓨텍스 중 가장 많은 인파가 몰렸다. 1500개사 6000개 부스가 꾸려졌고 예약 방문자만 6만명을 초과하면서 전년 기록을 경신했다. 마지막 날 기준 현장 등록을 포함한 총 방문자 수는 9만명 수준으로 추산되며, 이 중 해외 바이어만 4만명이 넘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행사가 타이베이 현지에서 엔비디아 'GTC 타이페이'와 연계되고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한 업계 주요 인사들이 대거 방문하면서 '타이페이=세계 AI 중심지' 라는 이미지가 강화됐다. 특히 AI 인프라와 컴퓨팅, 반도체, 로보틱스 등 기업소비자(B2B) 공급망 중심으로 전략적 중요성을 강조하며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테크쇼 국제가전제품전시회(CES)와 비교해도 질적 밀도 측면에서 경쟁력이 있다는 평가를 얻었다.
한국에서도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비롯해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 송재혁 삼성전자 DS부문 최고기술책임자(CTO)와 김재준 메모리사업부 부사장 등 업계 중 인물들이 현장을 찾았다. 삼성전자는 HBM5 목업을 세계 최초로 공개했고, SK하이닉스도 HBM4E 실물 모형과 웨이퍼를 공개하며 현지 테크업계 이목을 집중시켰다.

한국 디스플레이 기업들도 차세대 기술력을 앞다퉈 선보이며 위상을 뽐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세계 최초로 구현해 낸 4K해상도와 360Hz 주사율을 갖춘 퀀텀닷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을 고객사 대상으로 처음 공개했다.
한국 중견기업과 스타트업들이 본격 진출하기 시작한 것도 이번 컴퓨텍스의 쾌거 중 하나다. 한미반도체는 이번에 처음으로 행사장에 부스를 꾸려 'TC본더 4' 등 HBM 생산용 본더 장비를 본격 홍보했다. 팹리스 기업 파두는 행사장에서 협력사인 에이데이터 부스를 기업용 SSD 'TD7P51 에코 U.2'를 비롯해 'E1.S'와 'E3.S'를 배치했다. 행사장 인근 그랜드 힐라이 호텔에서도 고객 초청 행사를 열고 제품 알리기에 힘썼다.
행사장에서 한국어나 한국 콘텐츠를 쉽게 접할 수 있게 된 점도 고무적이다. 글로벌 기업들이 자사 하드웨어나 패널 기술력을 보여주기 위한 데모 영상은 한국 게임 '붉은 사막'과 'P의 거짓', '배틀그라운드'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최신 화제작인 캡콤의 '프래그마타'나 장르적 특성을 가진 일부 레이싱 게임을 제외하면 사실상 'K 콘텐츠'가 성능 시연을 위한 트렌드 최전선에 섰다는 평가다.
국내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대만과 아시아는 반도체와 AI 공급망 생태계에서 중요한 전략시장이며, 컴퓨텍스는 자사 기술력과 혁신을 글로벌 시장에 알릴 수 있는 중요한 기회”라며 “주요 파트너들과 협업을 통해 고객 다변화와 매출 확대를 추진하려 한다”고 전했다.

이형두 기자 dudu@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