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스토리]<138>현직 잡지 에디터를 만나다

인터뷰를 진행하던 사람이 인터뷰 주인공이 됐다. 쎄씨 피처에디터 고현경씨다. ‘CECI(쎄씨)’는 여성을 대상으로 한 국내 패션 잡지다. 외국계 잡지보다 우리나라 환경에 맞는 정보를 제공한다. 고현경 피처에디터가 전하는 현실적 조언을 들어봤다.

Photo Image
고현경 쎄씨 피쳐에디터

-에디터는 어떤 일을 하는 직업인가.

▲에디터는 글만 쓴다고 되는 직업은 아니다. 오히려 에디터가 하는 일에서 글은 기본 사항이다. 에디터는 기사를 만들기 위해 모든 구성요소들을 기획하고 엮어내는, 즉 하나의 커뮤니케이션을 완성하는 사람에 가깝다. 우리나라 월간 잡지 에디터는 그런 경향이 강하다.

에디터는 분야에 따라 각각 패션, 피처, 뷰티 에디터로 나뉜다. 다루는 분야는 각각 다르다. 구체적으로 패션은 말 그대로 옷·의상 트렌드·패션 아이템, 뷰티는 메이크업·화장품·헤어트렌드, 피처는 컬처·영화·연예인 인터뷰·문화 트렌드를 가지고 표현한다.

-피처 에디터라는 직업을 선택한 계기는.

▲처음에는 싱글즈 뷰티에디터 어시스턴트로 시작했다. 5년 정도 뷰티에디터로 활동하다 피처에디터로 분야를 바꿨다. 바꾸게 된 계기는 뷰티에디터로서 내 실력에 의문이 들었기 때문이다.

이런 의문은 내가 어떤 것을 좋아하는지를 다시 보는 계기가 됐다. 어렸을 때부터 잡지를 좋아했다. 잡지를 좋아하는 이유가 그 속에 인터뷰를 읽기 위해서였다. 그래서 인터뷰를 마음껏 할 수 있는 피처에디터로 분야를 바꾸게 된 것이다. 또 시기적으로 연예인 비즈니스가 뜨는 시기였다. 연예인을 만나는 것이 부담스럽지 않고 재미있고, 편해 하는 내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부담스러워하고 맞지 않는 사람도 있다. 업계에서 뷰티에서 피처로 분야를 바꾸는 것이 흔한 일은 아니다.

-에디터가 되기까지 어떤 과정을 겪었나.

▲8~9년 전에는 방법이 크게 두 가지가 있었다. 잡지사에서 공채를 뽑는 것과 어시스턴트로서 선배기자를 보조하면서 경력을 쌓은 후 프리랜서 에디터가 되는 때다. 나는 싱글즈 뷰티팀에서 1년 정도 어시스턴트를 했었고 이후에 프리랜서로 독립했다. 그 시기에 나름 한두 페이지씩 맡게 됐고 그 후에 정규직 에디터가 됐다. 공채를 제외하고 에디터가 되는 과정은 내가 겪은 과정이 가장 많다. 어시스턴트를 한다고 모두 정규직 에디터가 된다는 보장은 없다.

-에디터를 하면서 제일 크게 보람을 느낀 적은 언제인가.

▲보람을 많이 느끼는 것보다는 재미를 가장 많이 느낀다. 에디터기 때문에 어느 시기에 관심 있는 특정 인물을 만나 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고 그 사람에게서 많은 얘기를 들을 수도 있다. 이때 가장 큰 재미를 느낀다. 인터뷰 기사에 독자가 피드백을 주는데, ‘의도한 방향으로 이해를 해줬구나’하는 사실을 알게 해줄 때 많은 보람을 느꼈다.

-직업적 고충이 있나.

▲체력적으로 힘들다. 야근과 밤샘이 많고 한 달에 거의 열흘 정도는 개인시간을 가질 수 없다. 이는 직업 특성으로 받아들여야 하지만 세월이 지날수록 체력적으로는 힘들다.

-기사 아이템을 기획하는 비결은 무엇인가.

▲기사 아이템을 잘 기획하는 것이 기자에게는 가장 큰 능력이다. 나는 잡지를 좋아해서 다른 회사 잡지도 많이 본다. 잡지를 읽다보면 똑같은 주제라도 각각 잡지에 맞게 표현하기 때문에 새로움을 찾아낼 수 있다.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에서 다양한 사람의 트렌드나 취향을 확인하고 기록해 놓는다. 이러한 기록을 필요할 때 활용하는 능력도 중요하다. 이 능력은 20대 초반부터 중반까지 자신의 문화생활을 즐기면서 훈련된다.

요즘 20대 초반이 훨씬 힘들다는 사실은 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화를 읽고 보고 듣고 느끼는 경험을 하라고 말해주고 싶다. 왜냐하면 나이 먹어서 월급을 받고 생활을 하다 보면 문화생활을 하기가 힘들다. 그때 느낀 다양한 경험이 에디터라는 직업을 하면서 꺼내 먹을 수 있는 창고를 만들어 준다. 문화 배경이 많이 쌓여 있는 사람은 어떤 일을 하든지 조금 더 깊게 보고 넓게 보고 그리고 더 잘할 수 있다.

-에디터를 꿈꾼다면 학창시절에 어떤 준비를 하는 것이 좋을까.

▲본인이 어느 분야 에디터가 될 것인지 결정해야 된다. 그 에디터가 무슨 일을 하는지 정보를 많이 알아내서 어느 부분을 쌓아둬야 할지를 빨리 알아내는 것이 좋다.

에디터는 환상을 갖고 들어오기에 적합한 직업은 아니다. 에디터를 오래하겠다는 사람 중에서 결국 오래 남는 사람은 환상을 갖고 있지 않은 사람이다. 많은 야근에 노동 강도가 높고 마감일로 인한 스트레스, 여러 사람과 같이 일을 해야 하는 어려움 등은 결국 좋아하는 일을 하고 즐거움으로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

에디터는 허세가 있는 직업이 아니라는 마음가짐을 가져야 한다. 에디터 공통점이 매달 새로운 것을 하기 때문에 넓게 알아야 한다.

-에디터를 꿈꾸는 학생이 갖추어야 할 가장 중요한 역량은.

▲성실해야 한다. 잡지는 개인이 만드는 것이 아니다. 공동체가 잡지를 만들어내고, 월간지는 공동체가 모여서 만드는 결과물이다. 소통 능력과 융통성, 사람과 사람 간의 일이기 때문에 예의 바른 태도도 중요하다. 사람과 잘 지낼 줄 알고 낯선 사람과도 얘기를 잘 끌어낼 줄 알아야 한다. 이쪽 업계는 매너, 태도, 예의를 더욱 중요하게 생각한다.

20대에 감정의 혼란기를 겪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많은 희로애락을 느꼈으면 좋겠다. 20대에 경험한 것이 많으면, 30대에 마음과 정신이 많이 풍요로워진다. 자신의 감정과 스트레스를 푸는 방법을 찾아보면 좋을 것 같다. 또 무엇을 할 때 재미있고 즐거워하고 행복해 하는지를 알게 된다면 소소하고 작은 행복이 삶을 크게 지탱줄 것이다.

이른바 ‘덕후(마니아)’ 기질이 있으면 좋겠다. 한 분야에 깊게 파고들어서 그 분야의 전문성을 갖는 것이 누구도 가질 수 없는 자신만의 능력을 갖게 되는 것이다. 긍정적 에너지와 힘을 갖는 것도 굉장히 중요하다.

취향도 중요하다. 취향이라는 것을 찾을 때는 돈이 들 수도 있다. 어떤 스타일리스트에게 조언을 들었는데, 문구점에 있는 많은 종이들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종이를 찾아서 집는 것도 훈련 중 하나라고 한다. 섬세한 취향을 갖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좋다.

etnews기자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