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대세로 자리잡는 OLED, 투자 확대하라

액정디스플레이(LCD) 공급과잉 여파가 예상보다 빠르게 퍼졌다. 정부 지원을 등에 업은 중국 디스플레이 기업이 시설 투자를 과도하게 늘리면서 생산량을 빠르게 늘린 것이 부메랑으로 돌아왔다.

올 1분기 LCD 패널 이익률이 10%까지 오르면서 잠시 호황을 누리는 듯했으나 곧바로 가파르게 하락, 2분기에 5%로 반토막 났다. 3분기에 2%로 다시 떨어지고 4분기는 0%까지 내려갈 것으로 예상됐다. TV와 노트북PC 수요가 줄어든 데다 신흥국 통화 환율 상승에 패널 가동률이 계속 높아진 것도 영향을 미쳤다. 결국 수요는 줄어드는데 패널 생산을 계속 늘린 것이 결정타로 작용했다.

실질적인 원인 제공자는 중국 기업이다. 정부 지원이 줄어들 것을 우려해 생산 시설을 무리하게 늘렸고 가격 대응을 위해 우리나라와 일본 디스플레이 업계가 생산량을 확대한 것이 지금 사태를 불렀다.

LCD도 치킨게임에 돌입했다. 공급과잉은 당분간 지속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 추세라면 내년이면 LCD 패널을 만들어낼수록 손해가 커진다. 출혈 경쟁으로는 승산이 없다. 대안을 찾을 때다. 위기를 느낀 해외 기업들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로 전환에 나섰다. LCD보다 제조단가가 높지만 미래 성장성을 따져보면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세트업계가 OLED 신제품을 개발하고 일본과 중국 패널 업체도 투자를 강화하기 시작했다.

OLED 시장을 이끌고 있는 우리 기업에는 기회가 찾아왔다. 유일하게 대형 OLED 패널을 양산하는 우리 기업에 패널 공급 요청이 밀려오고 있다. OLED 장비업계에도 중국발 러브콜이 이어진다. OLED 진영에 참여기업이 늘어날수록 생산량이 확대되고 패널 가격은 점차 낮아져 LCD TV와 경쟁 구도를 형성할 수 있다. 본격적인 시장 선점 효과는 내년부터다. 이제 투자를 집중적으로 늘려야 한다. 양산 기술력이 한발 앞선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안심할 때가 아니다. 시장 장악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업계뿐만 아니라 정부도 힘을 몰아줘야 한다. LCD 시장을 선점했지만 존재감마저 없어진 일본 기업 행보를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