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시론]디지털 금융 대도약, AI 기술 활용을 위한 데이터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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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에이전트.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디지털 금융의 진화, AI 금융 시대로의 전환

대한민국 핀테크 산업의 실질적인 태동기는 2015년 3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정부가 'IT·금융 융합 지원 방안'을 통해 공인인증서 의무 사용 규제를 폐지하면서, 비로소 디지털 금융 혁신의 제도적 기반이 마련됐기 때문이다. 이를 기점으로 간편결제와 송금 서비스가 폭발적으로 확산됐고, 금융의 중심축은 오프라인 대면 창구에서 모바일 기반의 비대면 환경으로 급격히 이동했다.

지난 10여년간 국내 디지털 금융은 단순 전산화를 넘어 사용자 밀착형 금융으로 빠르게 발전했다. 초기 단계가 인터넷·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한 접근성 개선에 집중했다면, 마이데이터 도입 이후 파편화된 금융 정보를 통합해 서비스 이용 방식 자체를 재정의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최근에는 인공지능(AI) 기술과 결제가 결합하며, 디지털 금융은 이제 '초개인화·실시간 금융 서비스'로의 대전환을 맞이하고 있다. 단순한 자동화를 넘어 이용자의 소비 패턴, 자산 현황, 심지어 생활 데이터까지 분석해 최적의 의사결정을 돕는 'AI 금융 에이전트'가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핀테크 산업이 단순히 편리한 도구를 제공하던 수준을 넘어, 지능형 금융 비서로서 산업의 본질을 바꾸고 있음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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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IT 기술변화

◇AI 금융 경쟁력의 핵심은 데이터 연결과 활용

이제 디지털 금융의 경쟁력은 금융업 내부 혁신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AI 기반 핀테크 서비스는 결국 데이터라는 연료로 작동하며, 그 데이터 역시 금융 영역에만 머물지 않기 때문이다. 이용자의 소비와 이동, 통신, 의료, 교육, 유통, 등 다양한 산업간의 데이터가 유기적으로 연결될 때 새로운 핀테크 서비스 모델이 등장할 수 있다.

실제로 금융 AI는 계좌이체 내역만으로 사용자의 라이프스타일과 신용 위험을 정교하게 예측하기 어렵다. 이동·소비·통신·생활 패턴 정보가 결합되면 자산관리와 신용평가, 보험, 소상공인 금융 등 새로운 형태의 서비스가 가능해진다. 미래 디지털 금융의 핵심이 금융회사의 규모보다 데이터를 얼마나 폭넓게 확보하고 효율적으로 연결하는가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러한 변화는 금융업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제조·의료·모빌리티·콘텐츠 산업 역시 AI 전환(AX)을 추진하며, 데이터 연계 체계를 핵심 경쟁력으로 삼고 있다. 글로벌 빅테크들 역시 산업간 정보 융합을 통해 AI 생태계를 확장하고 있는 만큼, 이제 AI 경쟁은 개별 기업의 싸움을 넘어 국가 차원의 데이터 활용 체계 경쟁으로 격상됐다.

◇디지털 금융 대도약을 위한 데이터 패러다임 전환

정부 역시 이러한 시대적 흐름과 방향성을 인식하고 있다. 통계청의 국가데이터처 전환 추진과 금융당국의 망분리 규제 개선 완화 등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여전히 높은 규제 비용과 행정 절차의 속도로 혁신의 발목을 잡고 있다. 부처별로 상이한 심사 구조와 가명정보 처리에 소요되는 긴 시간은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AI 산업의 속도를 따라가기에 역부족이다.

생성형 AI와 AI 에이전트 시대에는 종전의 폐쇄적인 데이터 활용 체계만으로 한계가 분명하다. 앞으로는 안전한 데이터 결합·연계 체계와 클라우드 기반 AI 활용 환경, API 중심 데이터 개방 구조, 프라이버시 강화 기술(PETs) 등 새로운 데이터 활용 인프라 구축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

합성데이터(Synthetic Data)는 중요한 대안 중 하나가 될 수 있다. 실제 개인정보를 직접 활용하지 않으면서도 통계적 특성과 패턴을 유지한 데이터를 생성해 AI 학습과 서비스 개발에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디지털 금융은 AI 기반 자산관리, 실시간 위험관리, 초개인화 금융, 디지털 헬스케어 연계 금융 등으로 빠르게 확장될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변화는 국가 전체의 AI 활용 역량과 데이터 정책 수준에 따라 결정될 수밖에 없다.

다만, 개인정보 보호와 보안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 글로벌 AI 경쟁이 급속도로 전개되는 상황에서 기존의 절차 중심·규제 중심 체계만 유지해서는 산업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다. 이제는 데이터를 안전한 활용과 연결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국가 전략 자산으로 바라봐야 한다.

쿠콘과 같은 데이터 전문기업들의 역할도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금융·공공·생활 데이터를 안정적으로 연결하고 API 기반 데이터 활용 환경을 제공하는 데이터 기업들은 향후 AI 금융 생태계의 핵심 인프라 사업자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크다. 디지털 금융의 다음 대도약은 국가 차원의 AI 데이터 활용 체계를 얼마나 빠르게 구축하고 이를 산업 현장에서 구현할 수 있는 데이터 생태계를 조성하느냐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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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현 한국핀테크산업협회장

김종현 한국핀테크산업협회장 korfin@korfin.kr

〈필자〉부산대 전자계산학과를 졸업한 뒤 동남은행과 주택은행에서 실무 경험을 이어 왔으며, 이후 웹케시에 합류해 기업자금관리 서비스의 성장 과정에 참여했다. 2006년부터 쿠콘 대표를 맡아 금융·공공 데이터를 연계하는 API 기반 비즈니스를 이끌고 있으며,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회 민간위원으로도 활동하며 한국핀테크산업협회장으로서 핀테크 산업 전반의 제도 개선과 생태계 확장에도 기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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