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모바일 HBM '극고종횡비 구리기둥' 패키징 업그레이드

Photo Image
VCS 구조 설명도. 〈이미지 출처=삼성전자〉

삼성전자가 모바일 기기에서 고성능 온디바이스 AI를 구현하기 위한 차세대 HBM 패키징 기술을 개발한다. 기존 VCS(Vertical Cu-post Stack) 기술을 발전시켜 극고종횡비 구리기둥과 FOWLP(Fan-Out Wafer Level Packaging)를 결합하는 방식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멀티 스택 FOWLP(Multi Stacked FOWLP)' 기술을 개발 중이다. 스마트폰과 태블릿 등 모바일 기기에서 고용량·고대역폭 HBM을 구현하는 것이 목표다. 서버용 HBM은 이미 고대역폭이지만, 모바일은 크기·두께·전력·발열 제약이 훨씬 엄격하기 때문이다.

전통적인 모바일 메모리(LPDDR) 패키징은 구리선 와이어본딩을 사용한다. 이 기술은 입출력 단자수가 제한적(128~256개)이고, 신호 손실이 크며 발열·전력 효율이 낮다. 삼성전자는 이를 보완하기 위한 방안으로 D램 다이를 계단식으로 적층한 뒤 구리 기둥을 채우는 VCS 기술을 앞서 선보인 바 있다. 이번 신기술은 극고종횡비 구리기둥을 활용해 이 기술을 한 단계 더 진화시킨 모델이다.

삼성전자는 VCS 패키징에 사용되는 구리기둥 종횡비를 기존 3~5:1에서 15:1~20:1까지 극적으로 높여 대역폭을 더 넓혔다. 다만 구리기둥은 직경이 10마이크로미터 이하로 가늘어지면 휘거나 부러질 위험이 커지는데, 이를 보완하기 위해 FOWLP 공정을 결합하는 방안을 채택했다. FOWLP는 칩을 몰딩한 뒤 배선을 바깥으로 확장하는 기술로, 구리기둥의 지지대 역할을 한다.

이 방식을 활용하면 같은 공간에 더 많은 입출력 단자를 배치할 수 있어 15~30% 대역폭 향상을 기대할 수 있고, 메모리 적층 수도 1.5배 이상 가능하다. 해당 기술은 아직 개발 단계라 양산이나 상용화 시점을 특정하기 어렵지만, 빠르면 향후 엑시노스2800 후반기 버전 혹은 엑시노스2900부터 투입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와 같은 기술 로드맵은 삼성전자가 메모리 사업을 저비용·고효율보다는 성능과 안정성 중심의 고부가 기술 중심으로 채택했다는 근거로 여겨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모바일 HBM 기술 우위가 향후 프리미엄 AI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과 갤럭시 AI의 차별화 성공 여부를 가르는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본다.

다만 서버와 데이터센터, AI 가속기 등 분야에서 HBM 수요가 당분간 견조할 예정이라, 상대적으로 모바일 HBM 개발 및 양산 속도가 예정 로드맵보다 늦춰질 것이라는 의견도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서버·데이터센터용 HBM 수요가 여전히 폭발적인 상황에서, 삼성으로서는 모바일 HBM 개발에 모든 자원을 집중하기 어려운 측면도 있다”며 “기술 완성도와 양산 시점 사이의 균형을 어떻게 맞추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형두 기자 dudu@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