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전기차 보급이 제도적으로 또 한번 전기를 맞았다. 정부는 11일 모빌리티혁신위원회에서 전기차 배터리 구독 서비스 시행을 특례 형식으로 허용했다.
전기차를 막상 구매하려 해도 상대적으로 비싼 가격 때문에 망설였던 소비자가 전기차 차체는 구매해서 소유하고, 배터리는 별도로 빌려 쓸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전기차 구매시 받는 보조금에 더해 훨씬 더 매력적인 가격 조건이 만들어질 것이란 기대다.
대부분 그렇지만 배터리 구독서비스도 정부 제안 형태가 아니라 사업자 희망 모델인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정부가 아무리 소비자 친화적인 제도를 짜낸다 하더라도 판매하는 기업 보단 덜할 수밖에 없다.
현대차가 이처럼 배터리 구독서비스 특례 허용을 요청해 승인 받은 것은 그간 전기차 구매 고객이나 앞으로 예상 구매자의 결정 조건을 수없이 시뮬레이션해 얻은 결과일 것이다. 차 값의 40%가량을 차지하는 배터리 비중상 이를 분리해 사용료 형태로 받는 것이 모두에게 이득이 되는 셈이다.
특례 조치가 일반화되기 위해선 효과가 좋아야 한다. 우선 기대되는 점은 배터리 리스회사 등이 확대돼 전기차 사용 혜택 경쟁으로 이어지고, 그것이 결국 전기차 보급 확대로 이어지는 것이다. 또 하나 리스회사와 배터리 관련 전후방업계가 엮인 또 다른 생태계 조성과 재활용·재사용 활성화가 가져올 사회적 이익이다.
올 하반기 현대차 전기차 2000대로 실증에 돌입할 배터리 구독서비스가 지금까지 보조금, 세제 혜택, 이용료 감면 등으로는 풀어주지 못한 전기차 예비 구매자의 선택 갈증에 새로운 해소책이 돼줄지 주의 깊게 지켜볼 일이다.
또한 날로 거세지는 중국 전기차의 우리 내수 시장 공세에 소비자는 어떻게 반응하고 선택할지 그 변화 양태를 살펴볼 수 있는 중요한 상황이다.
정부가 배터리 리스료 산정 등에 일절 개입하지 않고 관련 사업자의 판단과 결정을 존중하기로 했다니 다행스럽다. 관련 사업자들도 당장의 이익 보다는 없던 서비스와 소비자 시장, 그에 더해 배터리 2차 생태계 등도 만들어질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소비자 친화적 그림을 그릴 필요가 있다.
배터리 제조, 전기차 제조를 넘어 다양한 부가가치와 환경 사슬에 있어서도 선진 모델을 만드는 제도 변화를 기대한다. 지금 우리의 시도가 누군가에겐 따라 배울 소중한 경험이 될 수도 있다.
editorial@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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