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스마트폰, 부품업계 새로운 대규모 수요처로 떠올라…국내에 구매인력 파견하기도

 중국 휴대폰업체들이 국내 부품 시장에서 큰손으로 부상하고 있다. ZTE·화웨이 등이 최근 안드로이드 기반 스마트폰을 대거 선보이면서 한국산 부품 구매를 늘리고 있다. 특히 엔고 현상으로 일본산 부품 가격이 상승하자 최근 부쩍 국내 부품 업계를 찾는 중국 휴대폰업체들의 발길이 잦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올 하반기 중국 휴대폰업체와 신규 거래를 시작하거나 대량 공급 계약을 하는 국내 부품업체가 잇따르고 있다.

 RF 부품을 주로 생산하는 와이솔은 최근 중국 휴대폰업체와 신규 거래를 잇따라 성사시켰다. ZTE와 스마트폰 부품 공급 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4분기부터 관련 부품을 공급하기로 했다. 화웨이와도 공급 계약을 추진 중이며, 이르면 연내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세라믹칩 등 수동부품 전문업체인 아모텍은 하반기 들어 ZTE·화웨이 등 중국 휴대폰업체에 납품하는 매출이 급격히 늘고 있다. 그동안 중국 휴대폰업체들이 일본 TDK의 칩 부품을 주로 사용했는데 최근 엔고 영향 탓에 상당량을 아모텍으로 전환한 것으로 추정된다. 앞서 지난주 TDK는 향후 2년간 일본 내 전체 직원의 13%에 달하는 1만1000명을 줄이는 한편, 생산 거점 통폐합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터치스크린패널(TSP) 전문기업 멜파스도 최근 중국 매출이 증가하고 있다. 멜파스는 국내 TSP업체 중 유일하게 터치 칩을 자체 생산하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중국 휴대폰업체에 공급하는 터치칩 수량은 미미했지만, 요즘 신규 개발 중인 중국향 모델 수만 두세 배 수준으로 늘어났다. 중국업체들이 스마트폰 생산량을 늘리면서 고가 터치칩 수요가 증가한 덕분이다. 중국 휴대폰업체와 거래량 확대에 힘입어 멜파스의 터치 칩 매출 비중은 지난해 3% 수준에서 올해 11%까지 상승할 전망이다.

 최근 중국 휴대폰업체들은 현지에서 한국산 부품을 구매하는 것뿐만 아니라 공급 부족을 겪는 일부 품목은 국내에 구매 인력을 파견해 직접 조달하는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다.

 중국 휴대폰기업 가운데에서는 휴대폰 생산 기준 세계 4~5위권인 ZTE와 화웨이가 한국산 부품 구매에 가장 적극적이다. 두 업체는 최근 17만원대 저가 안드로이드 운용체계(OS) 스마트폰을 출시해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연말에는 MS OS인 ‘망고’를 탑재한 모델도 경쟁적으로 선보일 예정이어서 한국산 부품 조달 물량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올해 ZTE와 화웨이의 스마트폰 출하량은 각각 700만~800만대 수준에 육박할 것으로 추산된다.

 칩 부품 제조업체 한 임원은 “경기 둔화로 하반기 실적에 우려가 컸는데, 중국 시장 매출이 늘면서 안도하고 있다”면서 “중국 휴대폰업체들이 특히 스마트폰용 부품 조달에 관심을 쏟고 있다”고 전했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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