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동수 삼성전자 DS총괄 메모리 사업부장 사장은 “애플과의 특허전쟁은 반도체부문에서는 상관없는 얘기”라며 “애플이 구매 할 수밖에 없는 (차별화된) 제품을 만들어내겠다”고 말했다.
지난 28일 반도체의 날 기념행사가 열린 63빌딩에서 기자들과 만난 전 사장은 메모리 사업에 대해 강한 자신감을 나타내며 이같이 밝혔다.
경쟁사와 비교할 수 없는 차별화된 제품을 만들기 때문에 삼성전자와의 특허전쟁 중에도 애플이 계속 삼성전자 메모리를 구매할 수밖에 없다는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전 사장은 “PC용 메모리 시장 경쟁은 이미 판가름났다”며 “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PC에서 모바일 중심으로 이동하면서 기술과 비즈니스 모델이 모두 뒤바뀌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모듈 판매 중심의 PC용 메모리와 달리 모바일 메모리는 수요 기업인 세트 업체에게 가치 있는 제품을 제공하면 프리미엄을 지불하는 형태”라고 말했다. 지난 3분기 메모리 반도체 업체 실적을 비교하면 모바일 메모리 제품 판매 물량이 엇비슷해도 순익에서는 큰 차이가 나타나는 것이 바로 그 증거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를 ‘가치창조 시대’로 표현했다.
또, 모바일 시장을 ‘히트앤드런’으로 비유했다. PC 중심에서는 인텔이 정한 표준을 메모리 기업들이 충족한 제품을 내놓는 형태였다. 그러나 모바일 시장에서는 단말기 업체들이 다양한 제품을 내놓고 있어 이를 만족할 반도체를 누가 빠르게 제공하느냐에 따라 승부가 결정된다. 그 능력을 ‘스피드’로 꼽았다.
전 사장은 “메모리 사업이 이전에는 항공모함 비즈니스였다면 지금은 쾌속정”이고 “이를 위해 내부 서플라이 체인의 건전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는 “이전에는 ‘졸면 죽는다’고 말했지만 이제는 눈만 깜빡여도 죽는 시대가 왔다”고 말하고 “삼성 반도체는 일찌감치부터 (모바일 시황에 대비해) 내부 혁신과 체질개선에 노력을 기울여왔다”고 답했다.
글로벌 1위 메모리기업 수장으로써 강한 자신감도 나타냈다. 전 사장은 “이제는 경쟁기업에 대해 신경을 쓰지 않는다”고 말하기도 했다.
내년 반도체 시장에 대해서는 불확실성이 강하고 태국의 홍수로 인한 HDD 공급 차질이 PC 산업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했다.
서동규기자 dkse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