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미세화 수년내 한계온다"

차세대 메모리 및 선택적인 시스템반도체 육성 전략 만들어야

 메모리반도체 미세화가 수년 내 물리적 한계에 도달하는 만큼 차세대 메모리 개발에 집중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시스템반도체와 장비·소재 분야는 새 변곡점을 맞아 국내 기업에 새로운 기회가 열리고 있다는 진단도 나왔다.

 한국반도체산업협회와 전자신문이 개최한 협회 설립 20주년 기념 좌담회에서 국내 반도체 업계 대표 수장들과 정부 및 학계 최고 전문가들은 차세대 메모리 개발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권오철 한국반도체산업협회장(하이닉스반도체 사장)은 “D램과 낸드는 앞으로 수년 내 미세화 한계에 도달할 것”이라며 “미세화가 더 가능한 P램, Re램, STT-M램 등 차세대 메모리와 3D 구조, 3D 패키지 양산 기술을 조기에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뒤늦게 뛰어든 시스템반도체 분야도 시장 변화로 인해 새로운 기회가 마련되고 있다는 긍정적인 평가가 나왔다.

 우남성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 사장은 “윈텔 결속력이 약화되는 등 변동적인 시장 상황은 시스템반도체 후발주자인 우리 기업들에 호기”라며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우 사장은 “자동차와 그린 분야를 겨냥한 융합IT를 우선순위로 꼽고 정부와 학계가 두 분야를 잇는 다리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허염 실리콘마이터스 사장은 “국내 팹리스가 승부를 걸 수 있는 분야를 선정해 솔루션 경쟁력을 키우자”고 제안했다.

 반도체 장비·소재 분야나 파운드리도 30년에 가까운 우리 반도체 역사와 산업 인프라를 활용하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이용한 원익 회장은 “반도체 생산거점이 미국에서 일본으로, 다시 아시아로 이동하고 있다”며 “우리 소자기업과 장비·부품 신뢰성을 활용하면 대만이 중국 시장 공략도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반도체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원천기술 확보와 인력 양성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데 좌담회 참석자 모두 뜻을 같이했다.

 박영준 서울대 교수는 “국내 반도체 미래 경쟁력을 위해서는 1%라도 핵심 기술이 나와야 한다”며 “새로운 위기를 뚫고 나갈 수 있는 싱크탱크가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양준철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상근부회장은 “기업의 R&D 프로젝트를 대학과 연계할 경우, 자연스럽게 부족한 반도체 분야 석·박사 인력이 양성될 것”이라며 대안책을 제시했다.

 ‘융합’과 ‘솔루션’도 반도체산업 활성화를 위한 견인책으로 꼽혔다. 김재홍 지식경제부 성장동력실장은 “정부 차원에서 소프트웨어와 반도체 융합 전략을 마련해 추진하고 있다”며 이를 기반으로 종합적인 생태계 육성이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서동규기자 dkseo@etnews.com,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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