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이스테이션3(PS3) 가격을 1만엔 내리면 이익이 1100억엔이나 줄어든다. 한마디로 게임사업의 전망은 매우 나쁘다.” 소니가 연일 최고치의 주가를 경신하며 부활을 알리고 있지만 오네다 노부유키 CFO가 말하는 게임사업 전망만은 어둡다.
가전 사업이 호조를 보이면서 장밋빛 전망이 줄을 잇고 있는 가운데 지금까지 소니의 실적을 지탱해 온 게임사업이 회생의 걸림돌이 돼버린 현실이 아이러니하다. 게임 사업의 위기는 곧 소니가 대외적으로 공약한 ‘영업이익 5%’ 달성이 힘들어졌음을 의미해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부활의 소니=2006 회계연도(2006년 4월∼2007년 3월) 소니의 실적은 당초 예상과 거의 비슷했다. LCD TV 등의 대히트로 가전 사업이 호조를 보여 1567억엔의 영업이익을 거뒀고 노트북 PC용 배터리 발화사고에 따른 회수 비용을 빼면 하워드 스트링어 회장(CEO)이 공약한 영업이익률 4%를 거의 달성했다.
시장 평가도 좋았다. 결산 발표 이후 소니의 주가는 급반등해 지난 22일 종가가 결산 전일인 15일 종가보다 10%나 상승했다. 골드막삭스는 ‘향후 소니의 실적은 회사 측 예상을 상회할 수도 있다’는 보고서를 내놓아 투자자들의 매수세를 부추겼다. 올 회계연도에 ‘영업이익률 5%’도 가능하다는 전망이 주식시장에 파다하게 퍼졌다.
◇게임이 발목을 잡다=게임 사업은 2006 회계연도에만 2323억엔이라는 거액의 손실을 기록했다. 올 회계연도에는 적자를 500억엔 수준으로 막겠다는 게 소니 측 시나리오다. 그러나 PS3 판매는 예상 외로 부진을 거듭하고 있다. 2006 회계연도 출하대수 550만대 중 소니 측이 떠안은 재고는 무려 190만대다. 오네다 CFO는 “소비자들이 사고 싶을 때 언제든지 내놓을 수 있는 적정재고”라고 항변하지만 시장의 반응은 냉담하다.
소니가 공표한 3월 시점 PS3의 시장 점유율은 전 모델인 PS2보다 뒤지고 있다. PS2의 북미 점유율은 33%인데 반해 PS3는 불과 8%다. 일본에서도 PS3 점유율은 20%로 PS2와 거의 비슷하다. 이는 소비자들이 ‘PS2로도 충분하다’는 인식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다급해진 소니 측은 PS3의 가격 인하를 검토 중이다.
◇매력적인 소프트웨어(SW)가 없다=최대 문제는 SW 결함이다. 조사업체들에 따르면 지난 4월 30일부터 5월 26일까지 일본의 게임SW 판매는 1위에서 21위까지가 ‘닌텐도DS’와 ‘Wii(위)’ 용이 독점했다. PS3용 SW는 50위에 단 1개도 올라 있지 않다.
PS3는 현재 판매가격이 제조원가를 밑돌아 ‘팔리면 팔릴 수록 적자가 불어나는’ 형국이다. 비록 연내 제조원가를 판매가의 절반으로 낮출 계획이지만 실현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오네다 CFO는 “모든 경우를 가정하고 있다”며 “PS3용 반도체를 다른 제품이나 타사 제품에 장착하는 방안도 강구 중”이라고 말했다. 스트링어 체제 하의 경영 개선이 ‘가전에서 게임으로 공이 넘어 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명승욱기자@전자신문, swm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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