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할 수 있는 계단 하나를 건넜을 뿐입니다.”
지난달 말 국내 기업간(B2B) e마켓플레이스업체로는 처음으로 코스닥 상장심사를 통과해 업계의 집중적인 조명을 받고 있는 철강 e마켓업체 이상네트웍스 조원표 사장(38)의 소감이다.
조 사장은 2000년 3월 e비즈니스 붐이 내리막길로 들어설 즈음에 ‘할 수 있다’라는 자신감 하나만으로 잘나가던 직장(?)에 사표를 던지고 이상네트웍스(당시 애니스틸닷컴)를 세웠다. 때가 그래서 그런지 업계에서 그의 회사에 대한 인지도가 최근까지 그리 높지 않았다.
이상네트웍스는 여느 e마켓 업체와 마찬가지로 초반에는 실패의 연속이었다. 조 사장도 ‘참으로 굴곡이 많았다’고 회상한다.
“처음에는 글로벌 B2B기업을 꿈꾸며 유럽·남미·호주 등 해외를 돌아다니며 조인트벤처를 세웠습니다. 그러나 철저히 외면당했습니다. 당시 어느달 엔가는 매출이 670만원인데 1억원 넘게 지출한 때도 있었습니다. 지금에야 말이지만 당시에 ‘B2B는 안되는구나’라고 포기를 결심한 적도 있었습니다.”
이상네트웍스의 급성장에는 신용보증기금의 전자보증이 큰 힘이 됐다.
조 사장은 “B2C와 달리 B2B가 실패하는 요인을 찾던 중 원인이 ‘신용’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며 “이를 위해 신보에 손을 내밀었으며 이것이 좋은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것이 우리 회사와 B2B 거래를 하면 ‘돈(보증)’이 생기고 또 ‘부도위험이 없다’라는 인식이 확산됐다”고 덧붙였다.
지난 5월 중국 최대의 철강 e마켓인 동방강철전자상무유한공사와 손을 잡은 그는 “철강산업에서 국내산과 수입산의 차이가 거의 없어졌다”며 “B2B e마켓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중국 등 해외진출이 필수”라고 말했다.
조 사장은 향후 비전에 대해 ‘유통구조의 혁명’이라는 말로 요약했다.
“부가가치를 창출하지 않는 못하는 유통 부문을 e마켓이 대처할 것입니다. 이를 통해 생산자는 보다 높은 단가에 상품을 실수요자에게 판매하고 구매자는 더 저렴하게 살 수 있습니다. 생산자와 수요자 모두 윈윈(Win-Win)하는 모델의 중심에 e마켓이 존재하게 될 것입니다.”
서울대 정치학과 졸업 후 동아일보사에서 7년여간 기자생활을 했던 그는 항상 자신도 많이 변했다고 소개했다.
“기자였을 때는 몰랐는데 벤처인으로서 사람을 만나보니 99%가 ‘갑’의 존재라는 점을 새삼 느끼게 됐습니다. 하지만 회사 경영을 하다보니 누구와 만나더라도 자연스레 고개가 숙이게 되더군요.”
김준배기자@전자신문, joon@etnews.co.kr
사진=고상태기자@전자신문, stkh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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