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톡] 가전, '성장판'을 다시 열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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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소 기자

대한민국 경제 고도성장에 일조한 가전 산업이 흔들리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주력 사업이었던 가전 부문이 침체기를 겪으며 '위기론'이 현실로 다가왔다.

원인은 복합적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고금리와 고물가로 인한 글로벌 소비 부진이 직격탄을 날렸고, 미국 관세 장벽 등 보호무역주의 강화는 수출 주도형 기업에 불확실성을 고조시키고 있다.

중국 기업의 추격도 매섭다. 하이얼과 TCL 등은 과거 저가 공세를 넘어 이제는 기술력에서도 한국을 턱밑까지 쫓아왔다.

삼성전자와 LG전자 역시 손을 놓고 있는 것은 아니다. 삼성전자는 'AI 가전'을 전면에 내세웠고, LG전자는 가전 구독과 B2B 사업을 강화하며 체질 개선에 나섰다.

전략 수정만으로는 역부족이다. 하드웨어 중심 비즈니스 모델 자체가 근본적 한계에 봉착했다는 지적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그러나 비관만 하기에는 세계에 뿌려놓은 씨앗이 매우 단단하고 많다. 삼성전자·LG전자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가전기업은 글로벌 구석구석에 탄탄한 생산 거점과 유통망을 구축해 놨다. 이는 단기간에 자본을 투입한다고 해서 얻을 수 있는 자산이 아니다.

또 희망적인 부분은 수년간 축적한 인공지능(AI)과 스마트홈 등 연결기술 저력이다. 대형사는 물론 중소 가전기업도 앞다퉈 AI를 가전에 이식하는 데 여념이 없다. 가전이 단순한 도구를 넘어 사용자 삶을 이해하는 '라이프 솔루션'으로 진화하는 과정에서 이런 경험은 향후 시장의 판도를 바꿀 강력한 무기가 될 것이다.

현재 침체를 보다 큰 도약을 위한 성장통으로 여겨야 한다. 글로벌 경기 회복 신호탄이 쏘아 올려지는 시점, 축적된 기술력이 폭발적 시너지를 낸다면 대한민국 가전은 언제든 다시 반전 기회를 잡고 세계 시장을 호령할 수 있다. 위기 속에서 혁신을 멈추지 말아야 '가전 종주국' 위상이 더욱 단단해질 수 있다.


김시소 기자 sis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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