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산업가속화법안 발표
유럽 생산 전기차만 보조금
온실가스 LCA 도입 임박
韓 부품사 대응 지원 필요

유럽연합(EU)이 4일(현지시간) 공공 조달 등에서 '메이드 인 유럽' 우대 정책을 실시하는 내용의 '산업가속화법안(IAA)'을 발표했다. 유럽에서 생산·조립한 전기차에만 보조금을 지급하는 규정이 담겼다. 이와 함께 EU는 '자동차 온실가스 전과정평가(LCA)' 도입도 서두르고 있다. 자동차 제작에서 운행·폐기까지 전 과정에 걸쳐 온실가스 배출량을 평가해 보고하는 것을 제도화하는 게 골자다.
EU의 유럽 보호무역 강화로 자동차를 수출하는 국내 제작사와 부품사에 비상등이 켜졌다.
IAA는 EU 시장을 잠식하는 중국산 전기차를 견제하고 역내 자동차 기업에 유리하도록 만든 법이다.유럽산 사용 의무화 비율은 전기자동차 부품의 경우 70%(배터리 부품은 예외) 등이다. EU는 IAA에서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무역 파트너 국가에서 생산된 제품에도 EU 원산지 자격을 적용하는 방안을 채택, 우리나라는 일단 한숨을 돌린 상황이다.
다만, 전기차 보조금을 받으려면 EU 역내 조립 비율이 70%를 넘어야 한다는 기준에 부합할 수 있도록 대응해야 한다. 당장 유럽에 공장 없이 수출하는 제작사는 현지 위탁생산 등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유럽은 자동차 온실가스 LCA 도입도 앞뒀다. 이달 LCA 평가 방법에 대한 최종 합의를 마치고, 6월부터 자동차 제작사에 권고할 예정이다. 제도가 시행되면 LCA 데이터 제출 유무는 전기차 보조금 차등 지급이나 탄소 국경세 등과 연계돼 무역규제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자동차 온실가스 LCA는 배출 데이터를 제공하지 못한 자동차 제작·부품사를 공급망에서 퇴출하겠다는 의지가 담긴 제도다. 문제는 LCA에 참여해야 하는 국내 부품사 준비가 미흡하다는 것이다.
LCA 평가 방법론 수립에 참여하고 있는 국립환경과학원 분석에 따르면 유럽으로 자동차 부품을 수출하는 국내 2000여개 기업 중 LCA 대비를 하고 있는 곳은 500여개에 불과하다. 현대차·기아 등 유럽으로 차량을 수출하는 제작사의 1·2차 부품공급사는 LCA를 대비하고 있으나, 3·4차 이후 N차 공급사는 준비상황을 확인하기 힘든 실정이다.
박연재 국립환경과학원장은 “자동차 온실가스 LCA는 수송부문 탄소중립을 위해 국제적인 환경규제로 작용할 수 있다”라며 “자동차 부품사가 탄소배출량을 산정하지 못할 경우 공급망에서 퇴출될 수 있으며, 국내 중소 부품사의 LCA 대응 역량은 취약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후부는 국내 자동차 산업 경쟁력을 위해 중소 부품사를 지원 중이며 향후 확대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산업통상부는 5일 자동차와 배터리 기업 등과 간담회를 열고 EU가 발표한 IAA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참석 기업들은 EU의 전기차 역내 조립 요건 방침에 우려를 표시했다. 현대차는 “한국이 신뢰할 수 있는 무역 파트너에 포함돼 다행”이라면서도 향후 EU 역내 조립 조건이 완화될 수 있도록 정부의 지원을 요청했다.
함봉균 기자 hbkone@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