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거리두는 韓반도체, 소부장 공급망 재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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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성형 AI 이미지(사진=나노바나나)
美 규제 강화 리스크 선대응
PR스트립·급속열처리 장치
삼성·SK, 대체 공급사 검토
글로벌·韓기업 경쟁 움직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중국 의존도가 높은 반도체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공급망 재편에 나섰다. 미국의 대중국 규제 강화 가능성에 선제 대응하기 위해 일부 중국산 장비를 한국과 미국 등 다른 국가 제품으로 대체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미·중 갈등이 국내 반도체 제조의 공급망 판도까지 흔드는 모습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중국 맷슨테크놀로지 장비 도입 비중을 줄이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감광액 찌꺼기를 제거하는 포토레지스트(PR) 스트립 장비와 웨이퍼에 고온을 가하는 급속열처리장치(RTP)가 대표적이다. 두 장비 모두 맷슨이 높은 시장 점유율을 확보한 분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생산라인에도 다수 도입됐다.

사안에 정통한 업계 관계자는 “현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신규 라인에는 맷슨 장비를 대체할 공급사를 검토하고 있다”며 “이미 국내외 PR 스트립 장비, RTP 업체들과 공급 방안을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맷슨은 원래 미국 반도체 장비 업체였지만, 2016년 중국 자본에 인수돼 베이징 E-타운 반도체 테크놀로지(이타운) 계열사로 편입됐다. 이타운은 중국 베이징시 산하 국유 투자회사로, 현재 맷슨은 사실상 중국 국유 자본 영향권에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맷슨 장비를 대체하려는 것도 이 같은 배경 때문으로 풀이된다. 아직 맷슨은 미국 상무부의 거래제한목록(Entity List)에 이름을 올리지 않았지만, 향후 규제 대상이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거래제한목록에 오른 기업의 장비나 기술이 공급망에 포함될 경우 미국 수출 등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앞서 세계 최대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기업인 대만 TSMC는 지난해 2나노미터 등 첨단 반도체 제조에 맷슨과 중웨이반도체(AMEC) 장비를 배제한 것으로 전해진다. 미국의 중국산 장비 규제 강화 가능성을 고려해 생산 차질 요인을 사전에 제거한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최근 신규 장비 도입에서도 맷슨 비중은 줄어든 것으로 전해졌다. 표면적으로는 경쟁사 대비 성능과 가격 경쟁력이 다소 떨어졌다는 평가가 있었지만, 업계에서는 미국 규제 리스크를 고려한 결정이라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공급망 재편 움직임은 장비를 넘어 부품 분야로도 확산되고 있다.삼성전자·SK하이닉스에 부품을 공급할 경우 중국 반도체 제조사에는 같은 제품을 최대한 공유하지 말라는 요청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체 공정용 소모품을 양사에 공급하는 한 부품업체 대표는 “미국이나 대만 반도체 업체와 거래하는 것은 크게 문제 삼지 않지만, 중국 제조사와의 협력은 가급적 신중하게 가져가 달라는 요청을 구두로 받았다”며 “과거에는 기술 유출을 우려했다면 최근에는 공급망 리스크 관리에 더 무게를 두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일부 소부장 공급망에서 탈중국이 이뤄지면서, 반도체 장비 상위 5개사로 꼽히는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ASML·램리서치·도쿄일렉트론(TEL)·KLA 등 전통적 글로벌 기업과 국내 장비사들에는 수혜가 예상된다.

한 반도체 장비업체 대표는 “맷슨 장비를 대체하려는 수요를 노리고 글로벌 기업과 한국 기업 간 경쟁이 시작됐다”며 “일부 신규 장비는 국산화까지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권동준 기자 djkw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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