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관리체제 이후 금융위기가 심화된 와중에 의료기기 리스업체와 의료장비공급업체간 리스계약 관계의 신뢰성이 무너지는 상황이 발생했다.
최근 국내 유일의 의료기기 리스 전문업체인 메디칼렌탈(대표 정병욱)이 자사와 계약을 맺고 병원에 의료기기를 납품한 30여 업체들에게 대금 결제를 제 때 해주지 못하는 상황을 맞은 것.
관련업계에 따르면 메디칼렌탈은 부천 늘푸른병원, 순천 금당병원, 김천제일병원, 시화병원 등 4개 병원과 리스계약을 체결하고 택산, 한림의료기 등 30여 의료기기 업체들에게 의료기기 납품과 검수를 전제로 거쳐 6월부터 10월말까지 5차에 걸쳐 장비대금을 결제하기로했으나 8월이 되도록 1차분조차 집행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들 업체는 지난달 말 공동 채권단을 구성해 메디칼렌탈측에 조속한 자금집행 이행을 촉구하는 한편 청와대 국민고충처리위원회에 진정서를 제출하고 소송도 준비중인 것으로전해졌다.
채권단측은 『외환위기 이후 내수 경기 침체로 심각한 경영난에 직면한 중소 의료기기업체들이 메디칼렌탈의 현금 지급 약속만을 믿고 저렴한 가격으로 병원에 장비를 공급했으나 결제 지연에 따라 경영난 가중은 물론 일부 업체들이 부도 위기로 내몰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지난 7월말까지 메디칼렌탈이 집행했어야 하는 자금의 규모가 30~40억원 선이며, 메디슨, 대웅메디칼, 중외메디칼, 삼성GE의료기기 등 채권단에 포함되지 않은 업체분까지 합하면 10월말까지 1백억원을 상회할 것으로 잠정 집계하고 있다.
이에 대해 메디칼렌탈측은 『자금 조달이 여의치 않아 대금 결제가 지연되기는 했지만 1억달러에 달하는 외자 유치 협상이 막바지 단계에 접어들고 있어 외자가 들어 오기만 하면 이들 업체에게 우선적으로 자금을 집행할 것』이라고 설명하고 『IMF관리체제 이전부터 추진해오던 외자 도입건의 성사 가능성이 매우 높은 만큼 채권단이 투자가들의 외자유치 가능성을 믿고 극단적 자금결제 요구 과정에서 나올지 모를 돌출행동을 자제해 주었으면 한다』고 요청했다.
업계는 이같은 메디칼렌탈의 대금 결제 지연원인에 대해 IMF관리체제 이후 국내 금융기관을 통한 자금 조달이 사실상 불가능해진 데다, 이 회사가 지난 6월까지 유치하려 했던 1억달러규모의 외자유치를 통한 자본금확대 계획이 차질을 빚은 때문으로 파악하고 있다.
메디칼렌탈측은 최근 외국 투자회사 대표단이 자사를 방문, 업무 전반에 관한 실사를 하는등 최종투자 검토가능성을 점검하고 돌아간 만큼 투자유치 가능성에 한가닥 희망을 걸고 있다.
그러나 채권단 측은 투자 계약 성사까지는 많은 절차가 남아 있고, 외자 도입 계획이 수포로 돌아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점을 들어 결제 지연에 따른 의료기기 업체들의 피해확산 가능성에 전전긍긍하고 있다.
이번 사태는 그동안 순탄하게 관계를 유지하면서 상호 원만한 협력관계를 맺으며 공생해왔던국내 유일의 의료기기 리스회사와 장비 공급업체간 분쟁이라는 점에서 업계종사자들의 마음을 무겁게 하고 있다.
<박효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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