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플러스]전기차 배터리 충전율·충전시간 제한…지하주차장 스프링클러 확대 검토

오늘 2차 긴급회의 개최
국조실 주관 차관급 격상
업계·전문가 의견 수렴
내달 초 종합대책 발표
지상 주차장 충전기 확대
설치비 일부 인센티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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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화재 발생 현황

정부가 전기차 화재를 예방하기 위한 2차 긴급회의를 13일 개최한다. 최근 잇단 화재로 이른바 '전기차 포비아(공포증)'가 확산하는 가운데 전날 개최된 관계부처 회의를 하루 만에 국무조정실 주관 차관급 회의로 격상했다. 내달 초에는 '전기차 화재 종합대책'을 내놓을 예정이다.

정부에 따르면 12일 이병화 환경부 차관 주관으로 국토교통부, 산업통상자원부, 소방청 등 관계부처가 참여하는 전기차 화재 관련 긴급회의가 개최됐다.

우선, 전기차 화재의 주요 원인 중 하나인 과충전 방지안이 논의됐다. 현재 전기차 충전기의 98% 이상을 차지하는 완속충전기는 급속충전기와 달리 충전기 자체에서 과충전을 막을 수 있는 전력선통신(PLC) 모뎀이 장착돼 있지 않다. 정부는 충전이 다 된 후에도 계속 충전되는 과충전을 방지할 수 있게 PLC 모뎀 등 장치 보급을 확대한다.

환경부는 지난달부터 PLC 모뎀을 장착한 '화재예방형 완속충전기'에 모뎀 가격에 상응하는 40만원을 '전기차 배터리 정보 수집 등을 위한 장치비' 명목으로 추가 지원하고 있다. 전기차와 충전기 간 통신기술 기준을 마련하고, 민간 제조사로부터 PLC 모뎀 장착 완속충전기들이 속속 출시되면서 지난달부터 PLC 장착 완속충전기 보급을 확대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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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서울의 한 아파트 게시판에 전기차 충전시설 화재안전 매뉴얼이 게시돼 있다.연합뉴스

◇기존 완속 충전기 충전율·충전시간 제한 검토

정부 관계자는 “과충전 방지 PLC 모뎀을 탑재한 화재예방형 충전기는 충전 중 전기차의 배터리 정보 수집과 충전 제어가 가능해 전기차 화재 예방에 기여한다”면서 “지난달부터 신규 완속충전기를 대상으로 과충전 방지 장비 공급을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PLC 모뎀을 장착하면 근본적으로 충전기 자체에서 과충전을 막을 수 있지만, 기 설치된 완속충전기의 경우 PLC 모뎀 추가 장착이 불가능하다. 기존 완속충전기를 PLC 모뎀 장착 제품으로 바꿀 수 있게 지원하는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신규 장치 보급에 걸리는 시간이 있는 만큼, 단기 대책으로 충전율이나 충전시간을 제한하는 방안도 논의됐다. 앞서 서울시는 다음 달 말까지 '공동주택 관리규약 준칙'을 개정해 공동주택 지하주차장에 90% 이하로 충전을 제한한 전기차만 출입할 수 있도록 권고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지상 인센티브·지하 주차장 스프링클러 확대도

정부는 무조건 지하 주차를 금지하기보다 보완책 마련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국내 여건 상 신축 아파트 등 일부 시설에선 지상에 주차 공간이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전기차 충전시설을 지상으로 이전하는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이날 회의에서도 전기차 화재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지하주차장 스프링클러를 더 촘촘하게 설치하고 반응속도를 높이는 방안 등이 검토됐다.

지상 전기차 충전기를 확대하는 안도 검토됐다. 현행 규정상 지상 전기차 충전시설 설치를 강제할 수 없는 만큼, 설치 비용을 일부 지원하는 인센티브 제공 방안 등이 검토 중이다.

정부는 전기차 화재를 예방하기 위한 2차 긴급회의를 방기선 국무조정실장 주재로 환경부, 국토부, 산업부, 소방청 등 관계부처 차관이 참석한 가운데 13일 개최한다. 최근 전기차 공포증이 확산하며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한 전기차 보급에 확산에 제동이 걸리자, 전날 개최된 실무자급 회의를 하루 만에 차관급 회의로 격상했다.

정부 관계자는 “전기차 화재를 줄일 수 있는 가능한 모든 대안을 논의하고 업계와 전문가 의견 등을 수렴해 내달 초에 '전기차 화재 종합대책'을 내놓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준희 기자 jhle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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