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화성사업장 반도체연구소 젊은 연구진을 만나 투자 확대 의지를 전하고 신기술 개발을 격려했다. 이 회장은 반도체연구소를 양과 질 모두 두 배로 키우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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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달 삼성전자 천안캠퍼스를 찾아 패키지 라인을 둘러보고 사업전략을 점검했다. [자료:삼성전자]

재계에 따르면 이 회장은 지난 10일 반도체연구소를 방문해 2022년 입사한 신입 박사 연구원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이 회장은 참석자들에게 “우리 회사의 브레인이자 젊은 인재들을 만나고 싶었다”라며 “반도체의 미래를 책임지는 사람들인데 앞으로 잘 부탁한다”라고 인사를 건넸다. 이어 “차세대 메모리 중 하나인 M램도 추후 상용화에 성공하면 세상에 없던 또 하나의 제품을 상용화하는 것”이라며 M램 개발 직원을 격려했다.

M램은 D램과 낸드플래시의 장점만 취한 차세대 메모리로 꼽힌다. M램의 데이터처리 속도는 D램보다 10배 이상, 낸드플래시보다 1000배 이상 빠르지만 생산단가는 월등히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D램보다 미세화하기 쉬운 구조다.

이 회장은 “앞으로 반도체연구소를 양적·질적인 측면에서 두 배로 키워나갈 예정인데, 이렇게 커나가는 조직에서 일하는 여러분은 정말 행운아”라고 언급했다.

이 회장의 반도체연구소 두 배 확대 발언은 반도체 혹한 속에서도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한 연구개발(R&D) 지원을 통해 다가오는 업황 반등을 준비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최근 글로벌 무역질서가 급격히 재편되면서 반도체가 경제안보의 핵심으로 떠올랐다. 이에 이 회장은 지난해 8월 복권 이후 첫 공식 행보로 기흥 R&D단지 기공식과 화성 반도체연구소를 방문해 차세대 반도체 기술 연구개발 현황 등을 점검한 바 있다. 지난달에도 삼성전자 천안캠퍼스와 온양캠퍼스를 찾아 첨단 반도체 패키지 라인을 둘러봤다.

이 회장이 반도체 기술력 향상과 인재를 챙기는 이유는 거대한 내수시장과 국가적 지원을 받는 중화권 업체의 추격을 따돌리기 위해서다. 삼성전자로서는 이들보다 한발 앞서 기술을 확보하는 게 유일한 대응책이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1993년 메모리 분야 세계 1위에 올라선 이후 30여년간 1위 자리를 놓지 않고 있지만, 반도체 기술이 나노 단위로 초미세화되면서 발전 속도가 더뎌지고 경쟁사 추격도 거세지고 있다.


함봉균기자 hbko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