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컴퓨터 '양자얽힘' 양자역학 상보론적 파동성으로 재해석
AVS 퀀텀 사이언스 게재…미래 양자정보통신 기술 토대 마련
광주과학기술원(GIST·총장 김기선)은 함병승 전기전자컴퓨터공학부 교수(광양자정보처리센터장)가 양자역학 핵심원리 가운데 하나인 양자얽힘 쌍의 비국소적 양자상관성 기원에 대해 새로운 해석을 제시하는 논문을 국제저널에 게재했다고 13일 밝혔다.
양자얽힘 쌍은 양자컴퓨팅·양자암호통신·양자센싱 등 양자역학 분야의 핵심자원으로 2개 이상의 광자·원자·초전도·이온 등 큐빗으로 얽힌 쌍을 말한다. 비국소적 양자상관성은 국소적 물리법칙을 위배하는 비상대론적 거리에서도 양자적 상관성이 유지된다는 양자역학 핵심원리로, 흔히 EPR 패러독스라고 한다. 비국소적 양자상관성은 지난 반세기에 걸쳐 실험적으로 완벽히 입증됐으나 단일광자쌍 생성원리 자체가 베일에 가려져 있었다. 양자상관성 또한 온전히 이해될 수 없다는 게 기존 양자학계의 한계였다.
양자메모리 분야 석학으로 꼽히는 함 교수는 양자역학 분야에서 기존 상보론적 입자성으로는 위상정보가 확정될 수 없어 직관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양자얽힘 현상에 대해 위상정보를 갖는 파동적 해석으로 얽힘 광자쌍을 쉽게 이해하고 물질적으로 구현할 수 있는 학문적 토대를 마련했다.
상보론적 입자성은 양자역학에서 빛·원자·전자 등의 미시입자를 해석할 때 전자 위치가 시간에 따라 확정으로 정해지는 것이 아니라 확률적 파동함수에 의해 분포된다는 해석이다. 얽힘 광자쌍은 두 개의 입자가 결합되는 파동함수 곱이 원래 상태로 분리될 수 없는 양자적 상관관계를 갖는 쌍이다. 기존 양자정보 연구에서 핵심원리가 되는 얽힘쌍을 이해하는 데 베일에 가려져 있던 양자적 신비함을 이제는 고전정보에서처럼 확정적으로 이해가 필요하다.
양자얽힘 쌍에 대한 현재의 양자역학적 해석에 따르면, 원하는 시간에 확정적으로 얽힘큐빗 쌍을 만들 수 없음은 물론, 양자정보에서 물질적 정보단위가 되는 큐빗(양자 또는 퀀텀비트) 확장성에 있어 심각한 제약이 있다. 즉, 고전정보에서처럼 단 한 번 수행으로 정보처리가 가능해지려면 원초적이며 확률적인 양자정보 기반을 확정적 기반으로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또 상보론적 입자성에 기초한 기존 이론에서는 큐빗 간 위상 통제가 사실상 불가능해 다수 큐빗 사이에서 필연적인 결맞음 유실가속에 속수무책이었다.
함 교수는 기존 양자학계의 주류적 해석과 달리 양자기저 쌍을 파동적으로 해석해 일반 레이저를 이용해 양자얽힘을 확정적으로 구현할 수 있는 원리를 규명했다. 구체적 구현 방법으로 고전적 결맞음에 기초한 '프란슨 비국소 양자상관성'을 제시해 거시양자 세계관의 토대를 새롭게 마련했다.
함 교수는 “빛의 파동적 해석에 기초해 베일에 가려져 있던 단일광자쌍 생성에 대한 이해를 명확히 했고 이에 기초해 얽힘 광자쌍의 비국소적 양자상관성 기원을 밝혔다”면서 “이번 연구 결과가 비국소적 양자상관성에 대한 이해를 명확히 하고 궁극적으로 현재 통용되는 광소자 및 광통신 기술과 호환되는 미래 양자정보통신 기술의 토대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대학정보통신연구센터(ITRC) 양자인터넷 사업 지원으로 이뤄졌다. 미국진공학회(AVS) '퀀텀 사이언스'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광주=김한식기자 hs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