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소재·부품·장비 기업이 반도체 첨단 공정에 사용되는 극자외선(EUV) 기술의 산학협력 생태계에 잇달아 합류하고 있다. 소부장 기업과 대학의 활발한 기술 교류로 포토레지스트(PR)와 검사 장비 부품 등 EUV 산업 경쟁력 확보에 속도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 유일 EUV 산학협력체인 한양대 '극자외선노광기술산학협력센터(EUV-IUCC)'는 최근 회원 기업·기관이 27개를 돌파했다고 밝혔다. 2019년 하반기 센터 설립 당시 이솔, 에스앤에스텍, 에프에스티 등 9개 기업으로 시작했다. 2년 만에 3배가 늘어났다.
안진호 EUV-IUCC 센터장(한양대 교수)은 “EUV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국내에도 EUV 기술에 관심을 가지는 기업과 대학, 연구기관이 늘어나고 있다”면서 “열악했던 EUV 산업 생태계를 견고히 하려는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직접적으로 EUV 사업을 추진하지 않는 소부장 기업들이 EUV-IUCC에 가입해 주목받고 있다. 초창기 멤버였던 이솔·에스앤에스텍·에프에스티는 EUV PR 평가 장비와 핵심 부품인 펠리클을 개발 중이지만, EUV 사업을 공식화하지 않은 기업이 EUV 기술 생태계에 가세하면서 향후 산업 저변 확대가 예상된다. 영창케미칼·알파그래핀·이지티엠·동우화인켐·한국바스프 등 소재 분야에서 활발한 EUV 기술 교류 활동을 하고 있다. 피에스케이·넥스틴·램리서치 등 반도체 장비 회사도 EUV 기술 연구에 동참했다.
EUV-IUCC 내 기업과 대학은 EUV 소재와 부품 장비를 상호 검증하며 제품 성능을 고도화하고 있다. 최근 이솔 EUV PR 평가 장비로 포스텍과 전남대 등 대학에서 개발한 PR 물성을 확인하는 성과도 이뤘다. PR에 EUV를 조사하는 방식으로 감광 성능을 파악하는 것이다.
김병국 이솔 대표는 “아직 상용화된 PR를 테스트하는 단계는 아니지만 향후 인프라가 확충되면 다양한 기업의 PR 성능을 검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UV-IUCC는 이 같은 소부장 상호 테스트 결과를 데이터로 축적해 EUV 산업 경쟁력 제고에 기여할 계획이다. 기업과 대학에서 개발 중인 각종 EUV 솔루션을 신속하게 평가해 상용화 속도를 높인다는 전략이다.
안 센터장은 “EUV 솔루션 개발은 한 회사만으로는 할 수 없고 협력 생태계가 갖춰져야 탄탄한 기술을 확보할 수 있다”면서 “내년에는 보다 많은 기업간 기술 교류 및 검증으로 방대한 EUV 관련 데이터를 축적해 기업들이 자생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