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국내 주요 가전 수출이 10년래 최저 수준으로 내려 앉았다. 중국산 제품 추격에도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30조원대를 회복했던 수출이 20조원대로 급락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KAIT),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KEA)가 공개한 지난해 ICT 주요품목 동향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11월까지 주요 가전 수출(냉장고, 에어컨, 세탁기)은 22조3231억원을 기록했다. 12월 실적을 합산해도 코로나19 직전인 2019년 23조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이는 2015년 이후 최저 수준이다.
무역수지 역시 10년래 최저점을 기록할 전망이다. 지난해 11월까지 주요가전 무역수지는 11조3232억원으로 기존 최저 기록인 2019년 15조5048억원보다 4조원 이상 감소했다. 이는 수출 감소와 더불어 중국산 제품 수입이 늘어난 영향이다. 2021년 30조2803억원까지 올랐던 무역수지가 5년 만에 3분의 1 수준으로 급감한 것이다.
가전산업 대표 품목인 TV 부진도 두드러졌다. 지난해 11월까지 TV 수출은 5조5706억원으로, 12월까지 합산해도 6조원 전후를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년 6조5371억원 대비 10% 가량 감소한 수치로 2015년 이후 최저다.
다만, TV 무역수지는 -3조679억원으로 2024년 -4조6389억원보다는 개선됐다. 2021년 -8조2555억원, 2022년 -7조876억원까지 적자가 확대됐던 것과 비교하면 적자 폭이 줄어든 셈이다. 그러나 업계는 이를 긍정적 신호로 보지 않는다. TV 수요 자체가 감소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가전 수출 급락 주요 원인은 중국 제품 공세와 글로벌 수요 감소가 동시에 작용한 결과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중국 업체들이 저가 공세와 동시에 기술력도 빠르게 향상시키며 시장 점유율을 확대했고 글로벌 경기 침체로 선진국 가전 수요가 감소한 점도 악재”라고 말했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면서 잠시 증가했던 가전 수요가 다시 감소하며 본격 조정기에 진입했다는 것이다.
올해도 가전 시장 불황을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동계올림픽과 월드컵 등 대형 이벤트가 예정돼 있지만 수요 회복으로 이어지기는 힘들다는 관측이다
NH투자증권은 올해 삼성전자 VD/DA 사업부에 2조160억원에 이르는 연간 적자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3분기부터 시작된 가전사업부 적자 행렬이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키움증권 역시 VD/DA 사업부 올해 적자가 1조5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연초까지만 해도 올해 1분기에는 일시적 흑자 전환을 기대했지만, 컨콜 이후 부정적 시각이 더욱 커졌다. DB증권은 8000억원, 흥국증권은 6000억원 적자를 예상했다. 비교적 중립 전망을 유지하는 증권사들도 상당수가 VD/DA사업부 매출 역성장을 전망하는 분위기다.
LG전자 사정도 마찬가지다. HS·VS·ES 부문 영업이익 증가에도 불구하고 유독 MS 부문에서 만큼은 적자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올투자증권은 LG전자 MS 부문 실적이 1분기 반짝 흑자 전환한 뒤 하반기부터는 적자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지난해 대비 적자 폭은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김시소 기자 siso@etnews.com, 류근일 기자 ryuryu@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