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텍, 커피 증발 원리 이용해 반도체 입자 배열법 개발...디스플레이 선명도 획기전 개선 기대

커피 증발 원리 이용한 반도체 입자 배열법이 개발됐다. 간단한 방법으로 기존 대비 20배 선명한 영상을 볼수 있는 디스플레이 개발에 활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포스텍은 다양한 분야 학내 연구팀이 공동 연구를 통해 현탄액이 증발할 때 일어나는 현상을 이용해 퀀텀닷 배열법을 개발했다고 9일 밝혔다. 현탄액은 흙탕물, 먹물, 페인트 등과 같이 내부에 고체 입자가 분산해 떠 있는 액체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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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준석 포스텍 교수(왼쪽)와 조항진 교수

이번 연구성과는 노준석 기계공학과·화학공학과 교수, 조항진 기계공학과·첨단원자력공학부 교수, 김무환 교수, 한태양 첨단원자력공학부 박사, 노재범 기계공학과 통합과정 연구팀의 협력연구 결과다.

수 나노미터(㎚) 크기 퀀텀닷은 유체가 흐르는 대로 잘 따라간다. 컵에 커피 방울이 흘러내린 채로 두면 커피 자국이 남듯, 퀀텀닷 입자를 담은 현탁액이 증발하면 이 입자들은 모세관력에 의해 액체 방울의 가장자리와 같은 특정 영역에 자동으로 배열된다.

이런 성질을 활용해 실제 디스플레이에 적용해 봤지만 원하는 밝기를 구현하기는 힘들었다. 고가 장비를 이용하기 때문에 제품 단가도 덩달아 높아졌다.

연구팀은 브이(V)자 구조물을 이용해 현탁액 증발 과정에서 퀀텀닷을 아주 작은 크기 화소 형태로 배열하고자 했다. 액체를 붓고 증발시키면 V자 안쪽에 액체가 빨려 들어가 입자가 쌓이도록 하는 방식이다. 그 결과 이 방식으로 제작된 퀀텀닷 화소의 밝기는 비교군보다 20배 이상 밝았으며, 각 화소 간 밝기 균일도는 98% 이상으로 매우 균일했다.

노준석 교수와 조항진 교수는 “최근 가전 업계에서는 밝고 자연스러운 영상을 보기 위해 퀀텀닷을 TV 컬러필터에 활용하고 있다”며 “이번에 개발한 퀀텀닷 배열법을 이용하면 고가 장비 없이도 현탁액을 뿌리기만 하면 밝은 퀀텀닷 화소가 만들어지기 때문에 퀀텀닷 디스플레이의 제작 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연구재단의 중견연구자지원사업, 글로벌프론티어사업, RLRC선도연구센터사업, 핵융합기초연구사업의 지원을 받아 진행된 이번 연구성과는 최근 미국화학회가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ACS 어플라이드 머터리얼즈 앤 인터페이시스'에 게재됐다.


포항=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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