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기차 기업 루시드모터스, 리비안, 피스커
중국 기업 니오 급부상...연간 생산능력 확대 계획
한국 배터리 업체-부품기업 공급 계약 체결 잇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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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테슬라 지위는 독보적이다. 지난해 테슬라는 미국, 중국, 유럽 등 글로벌 시장에 49만9535대 전기차를 판매했다. 세계 최대 완성차 기업 폭스바겐(42만여대)이나 중국 1위 기업 상하이차(27만여대)조차 테슬라 벽을 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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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모델3.>

2003년 창립한 테슬라모터스는 전기차와 자동차 소프트웨어(SW), 에너지저장장치(ESS) 제조를 주요 사업으로 하는 미국 기업이다. 기존 내연기관 완성차 업체 틀을 깬 장거리 전기차와 온라인 판매 등을 앞세워 혁신 기업으로 성장했으나 창립 이후 2017년까지 46억달러(약 5조1717억원) 적자를 기록하며 지속 가능성에 의심을 받아왔다. 2018년 보급형 전기차 모델3의 안정적 양산에 성공하면서 흑자를 내기 시작했고 시장을 이끄는 글로벌 1위 전기차 기업으로 위상을 공고히 하고 있다.

이제 시장 관심은 '제2의 테슬라'에 집중된다. 테슬라가 촉발한 전기차 전쟁에 수많은 전기차 스타트업들이 뛰어들 준비를 하고 있다. 기업들은 혁신 기술을 앞세운 최신 전기차 양산과 상장을 서두르며 시장 확대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미국 전기차 기업 루시드모터스와 리비안, 피스커, 중국 기업 니오가 대표적이다.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등 전기차 배터리를 공급할 K-배터리·부품 기업들 수혜도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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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시드 에어.>

지난해 300만대를 돌파한 글로벌 전기차 시장은 올해 400만대를 넘보고 있다. 유럽이 성장을 주도하는 가운데 미국과 중국이 적극적 보급 정책을 바탕으로 시장을 확대할 전망이다. IHS마킷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자동차 판매량이 지난해보다 9% 증가한 8340만대를 기록할 전망이다. 특히 올해부터는 전기차를 중심으로 판매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글로벌 자동차 수요는 15% 감소한 반면 전기차 수요는 30%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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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시드 에어 전용 플랫폼.>

◇루시드모터스

2007년 설립한 루시드모터스는 테슬라 창립 멤버들이 의기투합해 만든 미국 전기차 기업이다. 창업자는 테슬라 전 부사장인 버나드 체와 오라클 출신 샘 웽이다. 루시드는 메르세데스-벤츠와 같은 프리미엄 자동차 브랜드를 주요 경쟁 타깃으로 삼고 럭셔리 전기차 브랜드를 추구한다.

테슬라 수석 엔지니어로 모델S를 설계한 피터 롤린슨이 최고경영자(CEO) 겸 최고기술책임자(CTO)를 맡고 있다. 주요 임원 19명 중 중 8명이 테슬라 출신이다. 현재 2000여명 직원이 근무 중이고 2022년 말까지 3000명을 추가로 고용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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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시드 에어 실내.>

첫 양산차인 럭셔리 세단 루시드 에어는 지난해 9월 온라인으로 공개됐으며 올해 하반기부터 고객 인도를 시작한다. 가격은 6만9000달러(약 7786만원)부터 16만1500달러(약 1억8225만원) 사이다. 완충 시 주행거리는 기본 트림 기준 654㎞, 최상위 트림 기준 810㎞다. 무선 업데이트(OTA)를 지원하는 자율주행 SW도 탑재할 것으로 알려졌다.

루시드의 현재 생산능력은 연간 3만4000만대이며 9만대로 늘리기 위한 증설을 진행 중이다. 향후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라인업 확대 등을 고려해 36만5000대까지 늘릴 계획이다. 2030년 50만대 전기차를 판매하겠다는 목표다. 루시드는 미국 애리조나 공장에서 생산을 추진한다.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로부터 투자를 받으면서 현지에 공장을 설립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루시드는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스팩) 처칠 캐피털 스팩과 합병 상장도 준비하고 있다. 루시드는 스팩과 합병을 통해 뉴욕 증시에 상장할 예정이다. 합병 후 두 기업 가치는 240억달러(약 27조840억원)로 평가됐다. 루시드는 상장을 통해 확보할 약 44억달러(약 9조9654억원) 자금을 공장 확대 등 용도로 사용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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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비안 픽업트럭 R1T.>

◇리비안

미국 전기차 기업 리비안은 전자상거래 기업 아마존으로부터 7억달러(약 7871억원) 규모 투자와 10만대 구매 계약을 체결하며 유명세를 얻었다. 다른 전기차 스타트업들과 다르게 세단 형태 승용차 대신 픽업트럭과 SUV 등을 개발 중인 것이 특징이다.

2009년 매사추세츠공대(MIT)를 나온 엔지니어 출신 스캐린지가 설립한 리비안은 자체 개발한 픽업트럭 R1T와 SUV R1S을 올해 출시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 하반기부터 미국 일리노이 공장에서 시험 생산을 시작했다. 앞서 리비안은 2017년 1600만달러(약 180억원)에 미쓰비시 자동차 일리노이 공장을 매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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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비안 스케이트보드 플랫폼.>

리비안 주력 전기차는 픽업트럭이다. 미국 자동차 시장에서 픽업트럭은 해마다 300만대씩 팔리는 효자 상품이다. 그만큼 전기 픽업트럭 성공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점쳐진다. R1T는 차체 바닥을 평평하게 설계한 스케이트보드 전용 플랫폼을 바탕으로 용량에 따라 세 가지 배터리를 탑재한다. R1T 180㎾h 배터리 모델 기준 완충 시 주행거리는 400마일(약 644㎞)다. 차량 적재 중량은 800kg며 5인승으로 설계했다. 레벨 3 수준에 근접한 자율주행 기능을 지원할 것으로 알려졌다. 리비안 차량 가격은 R1T 6만1500달러(약 6940만원), R1S 6만5000달러(약 7335만원)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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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비안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R1S.>

아마존과 포드 지원을 받고 있는 리비안은 신차 양산을 앞두고 올해 초 26억5000만 달러(약 2조9905억원) 자금을 추가로 유치했다. 자금 유치에는 T로웨 프라이스와 피델리티, 아마존, 코트 매니지먼트를 비롯한 기존 투자자들과 신규 투자자들이 참여했다. 리비안은 현재까지 총 80억달러(약 9조280억원) 이상 자금 조달에 성공하며 기업 가치를 276억달러(약 31조1466억원)까지 끌어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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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오 ES6.>

◇니오

니오(중국명 웨이라이)는 '중국의 테슬라'로 불리는 중국 토종 전기차 기업이다. 니오는 올해 중국 허페이 공장 전기차 생산 능력을 두 배가량 늘렸다. 현재 니오는 허페이 공장에서 주력 전기차 ES6와 ES8를 시간당 30대씩 생산하고 있다. 향후 연간 전기차 생산 능력을 12만대까지 높일 계획이다.

니오는 경쟁이 치열한 중국 전기차 시장에서 판매량을 빠르게 늘리며 1위 테슬라를 추격하고 있다. 중국 시장 내 전기차 제조 기업은 200개에 달한다. 니오는 지난해 처음 월 판매량 5000대를 넘어섰으며 올해 1월에는 7200대를 판매하며 1년 전보다 판매를 네 배 이상 늘렸다. 지난해 누적 판매 대수는 4만3000대로 전년 대비 두 배 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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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오 ES8.>

아직 양산을 준비 중인 다른 스타트업들과 다르게 신차 출시도 활발하다. 니오는 올해 1월 청두에서 첫 럭셔리 세단 ET7을 공개했다. ET7 가격은 배터리팩을 포함해 44만8000위안(약 7687만원)부터 시작한다.

미국 뉴욕 증시에 상장된 니오는 신차 개발 등 신규 사업 자금 조달을 위해 최근 13억달러(약 1조4670억원) 규모 컨버터블 노트를 발행하기로 했다. 오픈형 전환사채로도 불리는 컨버터블 노트는 주식으로 전환이 가능한 채권으로 전환사채와 유사하지만 전환 가격을 정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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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스커 오션.>

◇피스커

미국 전기차 업체 피스커는 BMW와 애스터마틴 출신 디자이너 헨릭 피스커가 2016년 설립했다. 피스커는 2008년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카(PHEV) 카르마를 공개했으나 판매 부진으로 2013년 파산한 이후 2016년 전기차 시장에 다시 도전장을 내밀었다. 지난해 10월에는 스팩을 통해 상장했다.

피스커가 선보일 신차는 프리미엄 중형 SUV 오션이다. 지난해 CES에서 처음 소개했고 2022년 4분기 인도를 목표로 한다. 오션 가격은 3만7999달러(약 4268만원)에서 6만9999달러(약 7864만원) 사이로 책정할 예정이다. 지난달 사전계약 대수가 1만3000대를 돌파했다. 피스커의 가장 큰 특징은 연구개발과 생산의 확실한 역할 분담이다. 피스커는 디자인과 사용자 경험, 플랫폼 개발 등에 집중하며 생산은 마그나와 폭스콘이 협력한다.

오션은 피스커 전기차 디자인 FF-PAD와 마그나 전기차 아키텍처를 협력한 플랫폼 FM29을 기반으로 생산한다.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으로 레이더와 초음파 센서를 결합한 FI-파일럿을 장착하고 인공지능(AI)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OTA 업데이트를 제공한다. 이를 통해 향후 레벨 4 수준 자율주행을 구현할 방침이다.

올해 2월 피스커는 폭스콘과 협력을 발표했다. 프로젝트명은 PEAR로 2023년 4분기 출시할 신차부터 적용한다. 폭스콘이 연간 25만대 규모 전기차를 생산해 북미와 유럽, 중국, 인도 등에 진출하는 내용을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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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에너지솔루션 오창공장 전경.>

◇전기차 스타트업 성장, K-배터리·부품 수혜

전기차 스타트업 성장은 한국이 강점을 지닌 배터리와 전장부품 업계에 수혜로 직결된다. 실제 K-배터리 대표 기업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등은 루시드, 리비안 등과 공급 계약을 맺었거나 추가 계약을 논의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루시드와 2023년까지 차세대 원통형 배터리 독점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LG가 공급하는 배터리는 21700 제품(지름 21㎜, 높이 70㎜)으로 기존 18650(지름 18㎜, 높이 65㎜) 제품보다 용량을 50%가량 높이고 성능을 향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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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에너지솔루션의 21700 배터리(왼쪽)와 기존 18650 배터리.>

리비안은 삼성SDI로부터 배터리를 공급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투자 업계는 삼성SDI가 리비안 배터리 공급으로 2000억원 이상 매출을 올릴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SDI는 고객사 정보를 확인해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K-배터리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공격적 투자도 이어지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25년까지 5조원 이상을 투자해 올 상반기 내 미국 신규 공장 후보지 2곳을 선정하겠다고 밝혔다. 바이든 정부 그린 에너지 육성책에 따라 생산능력을 추가로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중국과 폴란드에 구축한 전략 생산기지도 늘려 원통형 배터리 분야로 영역을 확장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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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I 각형 배터리 제품.>

삼성SDI는 차세대 전기차 배터리 개발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현재 개발 중인 5세대 전기차 배터리는 니켈 함량 88% 이상 하이니켈 기술을 적용, 주행거리를 대폭 향상할 전망이다. 희소금속인 코발트 비중을 낮춰 원가는 20%가량 절감할 수 있다.

SK이노베이션은 내년 미국 조지아와 헝가리 코마롬에 생산공장을 추가로 짓고 양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시설 투자와 연구개발을 강화하며 2023년 글로벌 톱3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한국 기업들은 배터리 외에 차량용 시트, 타이어 등도 공급한다. 현대차그룹 부품 계열사 현대트랜시스는 루시드, 리비안과 잇달아 시트 수주 계약에 성공했다. 리비안과는 2027년까지 1조원 규모 시트 공급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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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오 ES6에 장착한 한국타이어 벤투스 제품.>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는 니오 핵심 모델 ES6와 EC6에 장착할 신차용 타이어를 수주했다. 한국타이어는 두 모델에 벤투스 S1 에보2 SUV를 공급한다. 고강성 비드 필러를 장착해 내구성과 주행 성능을 한층 높인 제품이다. 한국타이어는 니오와 협업을 통해 빠르게 성장 중인 중국 전기차 시장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정치연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