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가 연내 출시할 인공지능(AI) 안경 '인텔리전트 아이웨어(가칭)'를 갤럭시뿐 아니라 다른 안드로이드 스마트폰과 애플 아이폰에서도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 기기 호환 범위는 넓게 열어두면서 갤럭시 스마트폰·워치·버즈를 함께 사용할 때 제공되는 기능으로 차별화한다는 전략이다.
최재인 삼성전자 MX사업부 XR 개발 팀장 부사장은 23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열린 제품 브리핑에서 “다른 안드로이드폰과 iOS 기기까지 연동할 수 있도록 제공할 예정”이라며 “삼성 생태계 안에서만 구현할 수 있는 경험도 분명히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인텔리전트 아이웨어는 고성능 카메라와 센서, 마이크, 스피커를 탑재해 메시지 확인과 실시간 번역, 길 안내, 정보 기록, 사진·영상 촬영 등을 핸즈프리 방식으로 지원한다. 고용량 연산은 스마트폰이 맡고 안경은 이용자의 시선과 주변 상황을 바탕으로 필요한 정보를 전달하는 방식이다.
최 부사장은 인텔리전트 아이웨어를 스마트폰을 대체하는 독립형 기기보다 모바일 AI 경험을 화면 밖으로 확장하는 보완형 기기로 규정했다. 그는 “고용량·고사양 컴퓨팅을 안경에 모두 넣는 것은 제품 콘셉트와 맞추기 쉽지 않다”며 “포스트 스마트폰이라기보다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한 경험의 확장에 가깝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개방형 호환성을 제공하되 갤럭시 기기 간 연동 기능을 경쟁력으로 내세운다. 인텔리전트 아이웨어로 촬영한 영상은 갤럭시 스마트폰의 나우 바와 갤러리 앱에서 확인할 수 있다. 스마트폰에서 듣던 음악을 안경으로 이어 듣거나 삼성 노트, 통역, 구글 지도 등 사용 중이던 앱도 아이웨어에서 계속 이용할 수 있다.
갤럭시 워치와 함께 사용할 때는 워치 화면과 제스처를 활용해 통화와 음악, 알림 등을 제어할 수 있다. 워치가 측정한 심박수와 케이던스 등 운동 정보도 아이웨어를 통해 실시간으로 확인하는 기능을 구현할 수 있다. 갤럭시 버즈와 연동하면 아이웨어 터치패드로 음악을 제어하거나 제미나이를 호출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안경형 기기의 특성을 고려해 연동 기능뿐 아니라 착용감과 디자인에도 무게를 뒀다. 초슬림 힌지와 초박형 사출 기술, 티타늄·알루미늄 등 경량 소재를 적용하고 좌우 무게 균형과 얼굴 접촉 부위의 압력, 열이 얼굴로 전달되지 않도록 하는 방열 구조를 반영했다.
최 부사장은 메타 등 기존 AI 안경과의 차이에 대해 “접근 방식과 앞으로 나아갈 기술 방향이 다르다”며 “하루 종일 쓰기 어려운 제품이 나와서는 안 되는 만큼 경량화와 착용감에서 확실한 강점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제품 가격과 출시 국가, 판매 방식은 파트너사와 협의 중이다. 삼성전자는 초기 제품을 일정 수준 이상의 프리미엄 제품군에 배치하고, 젠틀몬스터와 워비파커 등 아이웨어 브랜드 채널을 중심으로 판매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일반 안경원에서 도수 렌즈와 변색 렌즈 등을 교체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최 부사장은 “판매 채널을 단순히 늘리기보다 소비자가 피팅을 거쳐 제품을 충분히 이해하고 구매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아이웨어 파트너사와 적절한 구매 경험과 유통 방식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런던(영국)=
남궁경 기자 nkk@etnews.com













